금융 금융일반

한은 4월 금통위 '동결' 전망 우세…5월 인하 예상 대세

뉴시스

입력 2025.04.14 08:08

수정 2025.04.14 08:08

트럼프 '입'에 환율 급변동 우려…인하 숨고르기 예상 추가 인하 5월 전망 우세…연말 기준금리 2.25% 무게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 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 부진 우려에도 트럼프 발 환율 불확실성에 한은이 금리 인하 숨 고르기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14일 뉴시스가 국내 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명은 27일 통방에서 금통위는 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묶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트럼프 상호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와 소비 부진에 경기 하강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모두가 인정했다. 하지만 당장 4월에 금리를 낮추기에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 지목됐다.

최근 원·달러가 급락해 1430원대 내외로 내려왔지만, 트럼프 '입'에 하루에도 30원 넘게 뛰는 날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지난 7일 '비상대응TF'를 개최해 미국 상호관세 발표 이후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한 후 "미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변동성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금리를 함부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서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하며 "관세 전쟁이라는 특수성 하에서 환율 급변동이 진행되고 있다"묘 "한은은 환율 변동성이 완화된 5월과 8월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토지거래허가 해제와 확대 재지정에 따른 집값과 가계부채 추이도 봐야 한다. 한은은 2월 토허제 해제 영향이 2분기 집중 반영될 것이라고 본 상황이다. 고환율에 물가가 슬금슬금 오르는 점도 금리 인하 부담 요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계속 2%대를 이어가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하 소수의견 1명 등장을 예상하며 "높은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재확대 가능성 등이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고, 미국 상호 관세에 대한 영향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적 금리인하 시점은 4월보다는 5월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고 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결 만장일치를 제시하며 연말 최종 금리를 2.5%로 봤다. 그는 "3월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금융안정 우려를 감안할 때 2월에 이어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시차를 둔 인하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동결 후 5월과 8월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미국 관세에 따른 경기 둔화 위험 증대에도 90일 유예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요동치는 환율과 토허제에 따른 가계부채 민감도, 수도권 풍선 효과를 점검하며 과도한 통화 완화 기대 유입을 통제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예측' 입장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예측' 입장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한미 금리차 확대가 부담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 결정도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저성장 우려에 높아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도 파월 의장은 이달 초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4월 금리 동결 후 강력한 금리 인하 시그널과 함께 5월과 8월에 걸친 2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하지만 금통위가 3차례 추가 인하에 내서 연말 기준금리가 2.00%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과 8월 11월에 걸쳐 3차례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경기 우려가 높아졌으나 높아진 금융시장 변동성, 가계부채 증가 폭 진정 여부를 살필 전망"이라며 "약해진 성장세에 대응 필요성이 커졌으므로 중립금리 이하로 금리를 낮춰야 할 유인이 커졌다"고 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하 시점으로 7월을 전망하며 "이미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 만큼 정책 효과를 관찰하고 신중한 연준의 행보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관세정책과 대선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봤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04.0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04.09. yulnetphoto@newsis.com

이번 통방에서 금리 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성장 하강 우려에 서둘러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한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가 유예되고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주요 무역국인 미·중 무역 마찰은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2월 올해 성장률로 1.5%를 전망하면서 미·중 마찰 격화시 1.4%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지만, 최근 트럼프발 관세 타격에 해외IB를 중심으로 0%대 성장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0%대 전망은 과도하지만, 1.4%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하고 상호 관세를 유예하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는 판단도 있다.
금리 인하 발목을 잡던 환율도 1월 인하 당시 수준인 1430원대로 내려왔다. 이외에도 6월 대선 직전 금리 인하가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4월이 적기란 의견도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부과는 90일 유예됐지만 자동차 관세율이 높게 책정됐고, 대중국 고관세 정책 유지에 국내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환율은 정치 불확실성 축소와 관세 협상 지속으로 점차 하락되며 경기 둔화에 선제적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