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사일에 어린이 9명 숨진 고향 도시서 美언론과 인터뷰
트럼프 재차 초청…"결정 내리기 전 푸틴이 어떤 일 했는지 봐달라"
젤렌스키 "美, 중립 원하는 건 잘못…우크라 와서 현실 보라"러 미사일에 어린이 9명 숨진 고향 도시서 美언론과 인터뷰
트럼프 재차 초청…"결정 내리기 전 푸틴이 어떤 일 했는지 봐달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야 한다면서 "미국이 중립적이길 원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을 던져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대국의 강력한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우크라이나의 편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굳건히 버티지 않는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더욱 전진할 것"이라면서 "이건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다. 위협은 실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러시아 제국을 재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보호를 받는 (옛) 영토를 되찾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현 미국 행정부에선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침략 받은 처지인 우크라이나에 오히려 전쟁 발발의 책임을 돌리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실정이라고 CBS는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슬프게도 러시아가 퍼뜨린 서사가 미국에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겪은 상실과 고통을 목도하고서도 어떻게 러시아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침략자가 아니며 이 전쟁을 시작한 이들도 아니라고 믿을 수 있느냐"면서 "이건 러시아의 정보 정책이 미국과 미국 정치, 정치인들에 미친 막대한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우리는 당신의 입장을 존중한다. 하지만 부디 어떠한 종류의 결정이나 협상을 계획하기에 앞서 이곳에 와서 사람들을, 민간인과 전사들, 병원, 교회, 다치고 죽은 어린이들을 봐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누구와 협상하는지, 푸틴이 어떤 일을 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했다.
이 인터뷰는 최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놀이터에 있던 어린이 9명을 포함,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 크리비리흐에서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이 사건은 우리가 러시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건 우리가 러시아와의 협상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CBS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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