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업계 1·2위의 제철소 투자 검토
인수·합병(M&A)에 더없이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포스코그룹이 미국 현지 진출을 위해 안정적인 선택을 할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지분 투자를 포함한 미국 투자와 관련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 철강 산업의 1·2위 기업이 해외에 공동 투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산업계에서 합작 투자는 전방 산업과 후방 산업 기업이 손 잡고 공장을 구축하거나 해외 기업과 현지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업계에선 특히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신사업전략실장을 거치는 등 신사업과 재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것과 이번 투자 검토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장 회장은 최근 포스코 57주년 기념사에서 "인도와 미국 등 철강 고성장, 고수익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 회장은 미국 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리자 외교부 출신의 김경한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글로벌통상정책팀을 회장 직속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이 팀의 팀원들은 별도 사무실에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포스코 전략기획총괄(CSO)인 정기섭 사장도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에서 전략, 사업 관리 업무를 맡아 해당 업무에 밝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경쟁관계인 두 기업이 일관제철소에 함께 투자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앞서 열연코일을 운송하는 전용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협력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잇단 관세 폭탄 앞에서 포스코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현대제철은 2004년 고로 사업에 진출한 후 포스코와 구조적인 경쟁 관계에 있었다. 당시 포스코가 현대제철에 열연강판 공급을 중단한 것이 양사 갈등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020년대 이후에도 '핫스탬핑'(고온으로 가열된 강판을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급속 냉각해 강도를 높이는 기술을 두고 갈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철강 관세 25% 앞에서 이제 두 기업은 얼마든지 동맹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이전까지는 신사업을 비롯해 대부분 사업 추진에 신중하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투자 검토를 보면 이전과 달리 더 유연하고, 더 빠른 결정을 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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