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김문기씨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 전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판결 이후 "2심 판결 이전까지는 이 전 대표가 '골프를 쳤다'고 믿는 여론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2심 무죄 판결 이후 '안 쳤다'는 인식이 우세하게 자리 잡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진은 대중의 인식과 법원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발생해 사실 인식의 왜곡과 여론 혼란이 초래됐다고 해석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이재명 공직선거법 2심 이후 여론 변화, 법원 판결이 사실 인식 왜곡에 영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온라인 댓글 데이터 총 12만6000여 건을 1심 이전과 1심 이후, 2심 이후로 나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여론은 이 전 대표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인식이 우세했다.

반면 '골프를 안 쳤다'는 여론은 1심 이전 43.6%, 1심 이후 39.4%였지만 2심 이후 46.5%로 올랐다.
또 2심 이후 '혼란' 또는 '판단 유보'를 표출하는 여론이 크게 증가했다. 1심 유죄 판결 이후 '혼란' 또는 '판단 유보'를 택한 여론은 2.3%에 불과했지만 2심 유죄 판결 이후 18.6%로 급증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같은 여론 변화가 객관적 사실보다 판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인식하면서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2심 무죄 판결은 1심 판단을 뒤집으며 사실 인식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대중 인식과의 불일치로 공론장 방향성이 흐려지고 사회적 합의와 논의 기능이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법적 판단이 단순한 법률적 효과를 넘어 대중의 사실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며 "향후 대법원 최종판결이 이러한 혼란을 해소하거나 악화시킬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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