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fn이사람]"밥 대신 과자로 식사하는 MZ..K스낵 글로벌 성장 가능성 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4 18:27

수정 2025.04.15 10:36

에밀 파지라 유로모니터 아시아 푸드 인사이트 매니저
인니 포장식품 시장 年 6% 성장
K푸드의 성공 가능성 높은 지역
동아시아는 식사의 간식화 가속
빼빼로 등 보편적인 맛 진출 유리
에밀 파지라 유로모니터 아시아 푸드 인사이트 매니저 유로모니터 제공
에밀 파지라 유로모니터 아시아 푸드 인사이트 매니저 유로모니터 제공
"싱가포르와 홍콩은 동아시아에서도 높은 비율로 식사로 과자(스낵)를 먹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유연근무 방식과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졌으며 이 같은 '식사의 간식화' 현상은 북미권을 넘어 아시아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에밀 파지라 유로모니터 아시아 푸드 인사이트 매니저는 14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K스낵과 K푸드에 대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홍콩은 지난해 스낵으로 식사를 해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1%, 전년보다 5%p나 높아졌다.

그는 2014년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업 유로모니터에 합류해 소비재 산업과 가전, 여행, 펫케어,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한 시장조사를 담당했다.

이후 식품분야 연구 프로젝트를 주로 맡아 하며 아시아, 글로벌 식품 산업 내에서 유로모니터의 인사이트를 선도해 왔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아시아 지역 포장식품 규모는 850억달러(약 120조원)로 전 세계의 2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중 한국과 일본은 트렌드를 이끌며 연구개발과 혁신을 주도하는 선도시장에 들어간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주목된다.

그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2024~2029년 매년 각각 5%, 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두 지역은 유통부터 음식문화까지 매우 지역화된 특성을 보이는데 인도의 '키라나'와 인도네시아의 '와룽'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두 나라 모두 할랄인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인도 소비자의 68%는 힌두교도, 인도네시아의 86%는 무슬림"이라고 덧붙였다.

키라나와 와룽은 한국의 슈퍼와 비슷한 소형 유통채널이다. 이들 국가와 달리 한국 식품 시장은 높은 이커머스 판매 비율과 밀키트 시장이 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2024년 기준 한국 유제품 판매의 22%는 이커머스를 통해 이뤄졌다. 또 밀키트 시장도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매우 크다는 것이 유로모니터의 분석이다.

에밀 파지라 매니저는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표 K푸드로 △김치 △고추장 △라면을 꼽았다. 먼저 김치는 글로벌 소비자 사이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장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지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고추장은 한국의 양념치킨과 함께 '치맥' 열풍을 선도하며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K라면 역시 현지 라면과 일본 라면 등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K푸드는 크게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로 나뉜다. 가공식품은 라면, 냉동식품, 밥이나 빵 등 주식을 활용한 제품이 많다.
외식 메뉴는 떡볶이, 핫도그 등 간식부터 비빔밥, 불고기 같은 다양한 메뉴가 존재한다.

그는 "외식 채널에서는 '개인의 경험' 요소가 더해져 가치가 높아지는데 한국식 바비큐나 빙수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라며 "K푸드는 소매 유통 분야에서 아직 동남아 소비자들과 만나지 못한 식품(스낵 등)이 많아 성장의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스낵은 건강한 맛, 간편한 포장 등 식사의 스낵화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며 "다만 한국에서만 인기 있는 제품보다는 초코파이와 빼빼로 같은 보편적을 맛을 지닌 익숙한 과자류 제품이 해외 진출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