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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美에 700조원 AI인프라 구축"…트럼프 '흡족'(종합)

뉴스1

입력 2025.04.15 09:16

수정 2025.04.15 09:16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가 14일(현지시간) 5000억 달러 규모의 최첨단 AI 칩 및 AI 슈퍼컴퓨터 생산 인프라를 미국 내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FP통신 및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4년 내로 TSMC, 폭스콘, 위스트론, 앰코, SPIL(실리콘웨어 정밀산업)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1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TSMC 공장에서 이미 최신형 AI 전용 칩인 블랙웰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폭스콘, 위스트론과 함께 텍사스주 휴스턴과 댈러스에 슈퍼컴퓨터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12~15개월 내로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애리조나에서는 앰코, SPIL과 협력하여 패키징 및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AI 인프라의 엔진이 처음으로 미국에 건설되고 있다"면서 "미국 내 제조 시설을 추가함으로써 급증하는 AI 칩 및 슈퍼컴퓨터 수요를 더욱 효과적으로 충족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또한 이번 투자가 미국에서 AI 슈퍼컴퓨터가 생산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AI 칩과 AI 슈퍼컴퓨터는 주로 대만이나 다른 해외 제조 시설에서 생산되었다.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기업들이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 교역국을 대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시티 인덱스의 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이번 투자가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코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며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이전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산업의 국내 이전은 미국 근로자, 미국 경제, 그리고 미국 국가 안보에 모두 이롭다"고 밝혔다. 트럼프도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인 '관세' 덕분"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엔비디아 블랙웰 칩 하나의 가격은 수만 달러에 달하며, 이 반도체가 탑재된 서버는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5000억 달러 상당의 AI 하드웨어는 막대한 양의 제품, 즉 AI 전용 서버 수십만 대에 해당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로 인해 고성능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제 AI 칩을 대량 국내 생산하게 되면 설계 및 제품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