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트럼프 '관세 폭탄', 명품시장도 때렸다..."올 매출 2% 감소" 전망까지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5 11:11

수정 2025.04.15 11:11

서울시내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2024.01.02.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2024.01.02.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성장이 둔화했던 글로벌 명품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직격탄 맞은 명품시장... 회복 기대감 사라져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관세 여파로 인해 핸드백과 고급 시계에 대한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미국 주도의 명품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린 글로벌 명품시장은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여파로 침체에 빠졌다. 여기에 트럼프 발 무역전쟁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명품업계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렸다.



명품 대부분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고 고급 시계는 주로 스위스에서 생산되는데, 미국은 이 세 나라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상대국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 관세 10%만 적용하기로 했으나 상호관세가 부과될 경우 이들 나라에 대한 관세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FT는 "양대 명품 소비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벌이며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소비자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 "올해 럭셔리 부문 매출 2% 감소"

이처럼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명품 매출 전망을 낮추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은 올해 럭셔리 부문 매출이 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번스타인의 분석가 루카 솔카는 "변덕스러운 정책 발표로 인해 금융 시장과 경제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며 트럼프 관세 정책을 겨냥했다.

바클레이즈는 세계 최고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패션 및 가죽 제품 부문의 매출이 1분기에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룹 전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도 1분기 매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생로랑(Saint Laurent)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Bottega Veneta) 등을 보유한 명품 패션 그룹 케어링의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성장 전망치를 충족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샤넬 패션 담당 사장인 브루노 파블로프스키는 지난달 FT와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면 우리 매장들의 사업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업계 은행가는 "럭셔리 부문의 회복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지만 큰 피해가 이미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여해 LVMH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지난달 말에는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1분기 매출이 8%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바클레이즈는 전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