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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부모찾기' 벨기에 입양아…"포기도 원망도 안해요"

뉴시스

입력 2025.04.15 15:38

수정 2025.04.15 15:38

고향인 창원 또 찾은 박산호·박정술씨 "살아계신다면 팔순 넘으셨을 부모님" "꼭 안아드리고 싶어…바람 포기 못해"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0년대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왼쪽 두번째)씨와 박정술(왼쪽 세번째)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0년대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왼쪽 두번째)씨와 박정술(왼쪽 세번째)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1970년대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54)씨와 박정술(58)씨가 또 다시 창원을 찾았다.

2005년부터 20년간 자신의 뿌리와 가족을 찾기 위해 모국인 한국을, 고향인 창원을 10번 넘게 찾아 온 두 사람은 올해는 꼭 친부모에 대한 단서를 찾아 재회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고향을 찾은 것이다.

창원 출신 해외입양인인 이들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가족 찾기와 함께 창원시 차원의 창원 출신 해외입양인의 가족·뿌리찾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민주당 전홍표 창원시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진 회견에서 이들은 창원시의회 차원의 지원 조례 제정을 요청했다. 현행법상 해외입양인은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0년대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씨와 박정술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0년대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씨와 박정술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현 상황에서는 입양인의 서류조차 확인할 수 없어 자신들의 가족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원조차 확인할 수 없는 답답한 실정이다.

이들은 "많은 해외입양인과 유사하게 입양될 수 있는 아동이 되는 과정에서 제도적 절차를 따랐는지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련된 기록도 없으며 민간 입양기관에 맡겨진 이후 고아호적을 발급받으며 갖고 있던 기록도 전달받지 못한 채 해외로 입양됐다"면서 "입양 이유에는 입양가정에서의 적응과 안녕을 확인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처음 입양된 가정에서 파양돼 다시 입양기관에 맡겨진 뒤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됐고 다시 입양된 가정에서도 적절한 보호와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서 "그로 인해 많은 해외입양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출신과 배경에 대해 극히 적은 정보만 갖고 있으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 입양국에서 뿌리내리기 위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1년(당시 추정 나이 5세)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정술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1971년(당시 추정 나이 5세) 경남 마산 애리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정술씨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족·뿌리찾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4.15. kgkang@newsis.com
또 "입양국에서 홀로 고통과 불안을 이겨내면서 한국인으로 뿌리와 고향을 늘 그리워했다"며 "지금 살아 계신다면 팔순이 넘으셨을 부모님과 재회해 안아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창원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부모님과 가족, 친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저는 당신을 전혀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다만 여러분이 보고 싶고 언젠가 함께 만나고 느끼고 이야기하고 껴안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 해도 이 여정과 희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 함께 한 박정술씨의 아내는 자신들의 두 아들이 작성한 편지를 대독하며 "앞으로의 세대와 여전히 뿌리를 찾고 있는 입양인들이 아버지와 동료 입양인들이 겪었던 고통을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들이 '보이는 존재'가 되기를, '지원받는 존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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