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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충격에도 미 소비자들 ‘여전히 탄탄’…전망은 어두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6 04:59

수정 2025.04.16 04:59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실제 씀씀이는 아직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미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미 투자를 보류하고 있어, 미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UPI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실제 씀씀이는 아직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미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미 투자를 보류하고 있어, 미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UPI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란 속에서도 미 소비자들의 회복탄력성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 미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각종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경제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실적 발표로 보면 소비자들은 아직 이런 우려를 소비에 적용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은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는 미 관세와 경제에 대한 우려가 끓어오르기 시작한 때다.

앞서 JP모건도 11일 실적 발표에서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직불카드 지출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대형 은행 경영진은 아울러 소비자들의 지출은 4월 들어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며 지난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9일 대부분 나라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도 소비자들의 지출은 늘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다만 이런 탄탄한 소비 일부는 트럼프 관세에 앞서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fA 최고재무책임자(CFO) 앨러스테어 보트윅은 15일 기자들과 전화에서 “계속해서 지출하는 이들은 소비자들로 이들은 미 경제의 궁극적인 토대”라고 말했다.

보트윅은 “현시점에서 소비자들이 보내는 신호는 미 경제가 여전히 흐름이 좋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책 혼돈과 오락가락 관세 속에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면서 장래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움츠러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다.

다만 이런 불확실성은 투자와 소비 모두를 압박할 악재여서 결국 미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도 아직 소비가 탄탄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소비자들이 지갑을 계속 열고 있는 것이 미래에 대한 낙관 때문인지. 아니면 트럼프 관세로 인해 제품 가격이 폭등하기 전에 먼저 사두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렇지만 무게 중심은 비관에 쏠려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11일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이 결국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면서 어쩌면 이미 침체 초입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