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의 '불청객' 미세먼지 가볍게 봐서는 안돼
천식 등 기저질환자라면 더욱 무서운 미세먼지
마스크 잘 쓰고 일상에서는 생강차 마셔도 도움
천식 등 기저질환자라면 더욱 무서운 미세먼지
마스크 잘 쓰고 일상에서는 생강차 마셔도 도움

[파이낸셜뉴스] 포근한 햇살이 반가운 봄, 하지만 마냥 창문을 열기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서 꽃 구경 가기도 좋은 이맘때지만 공기 질은 오히려 1년 중 가장 나쁜 시기로 꼽힌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봄철(3~5월)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당 55.3㎍로 연 평균(㎥당 37㎍)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한국의 대기환경기준인 ㎥당 50㎍도 초과한 수치다.
16일 강릉아산병원 이정실 교수는 “미세먼지는 뇌혈관과 심장에도 영향을 줘, 뇌졸중·심장마비 위험을 높이고 치매,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단순히 답답한 공기만이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신 유해 인자인 셈이다.
게다가 몸속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금세 빠져나가지도 않는다. 실험에 따르면 일부는 폐에 머물다가 간, 신장 등 다른 장기로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 KF94 이상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다만 코를 완전히 덮고 틈 없이 얼굴에 밀착되게 써야 효과가 있다. 덴탈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에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은 금물. 필터 성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염 물질을 다시 들이마실 수도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폐렴, 천식 악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며 기존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면서 "폐가 덜 발달한 어린이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염증이 더 쉽게 생기고,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도 높아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천명 증상이 심하면 응급실이나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급성 호흡기 악화 시에는 기관지 확장제나 스테로이드제, 필요 시 항생제 투여가 이뤄진다. 심하면 CT, 폐기능검사 등을 통해 치료 방향을 조정하고 산소포화도 저하 시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 교수는 "생강 속 ‘진저롤’ 성분이 항염작용을 해 천식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 생강차 한 잔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항산화물질 풍부한 채소·과일이나 마그네슘 많은 아몬드 등 견과류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비만은 폐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 유지도 건강에 중요하다.
미세먼지는 더 이상 '봄철 불청객' 정도가 아니다. 건강을 위협하는 실질적 요인으로 떠오른 지금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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