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면서 주요 후보들이 현역 의원들의 캠프 합류 소식을 전하며 치열한 '숫자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역 의원 확보 수를 통해 자신을 향한 지지세를 과시하는 것이다. 현역 의원의 캠프 합류는 당심 확보는 물론, 캠프 운영에 큰 힘이 된다. 숫자를 통해 당내 권력구도와 경선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는지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지난 경선 당심 패배 洪 당심확보 사활…단일화 한덕수, 지지기반 마련
16일 여권에 따르면 당내 주요 후보들은 108명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후보 측은 30여명의 현역 의원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15일) 원내수석대변인을 사퇴하고 홍 후보 비서실장 활동을 시작한 김대식 의원은 홍 후보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3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앞서 홍 후보의 선거캠프 개소식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17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 외에도 1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물 밑에서 홍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은 유상범 의원이, 고용노동정책본부장은 김위상 의원이 맡는 등 현역 의원들이 캠프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제가 시작을 끊었기에 추후로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의원이 계속 있을 것"이라며 당내 지지세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추대론'이 이어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측은 50여명의 현역 의원이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앞선 언론인터뷰에서 "한 권한대행에게 출마를 검토해달라고 서명한 의원은 54명"이라고 밝혔다. 현역 의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또 다른 인사는 50~60여명이 한 권한대행 출마를 원한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엄태영·박수영·김선교·인요한 의원이 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후보 측은 30여 명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선 한 후보의 출마 선언식에는 박정하·배현진·서범수·한지아 등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18명이 함께 했다.
나경원 의원 측은 정책총괄본부장에 이만희 의원, 총괄상황실장에 강승규 의원, 조직총괄본부장에 박상웅 의원, 국방안보위원장에 임종득 의원, 수석대변인에 김민전 의원을 배치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현역 의원은 아직 없다.
현역 의원, 조직력-당심 직결…대외 메시지·보좌진 행정 지원 이점
현역 의원을 둘러싼 숫자 싸움은 이들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당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리면서 경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홍 후보를 지원한 현역 의원은 배현진 의원에 불과했다. 홍 후보 측은 지난 대선 경험을 되살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 확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 권한대행의 경우 당적을 가진 적이 없는 만큼 현역 의원을 통한 당내 지지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현역 의원 '50명'이란 숫자는 상징적이다. 향후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당내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단일화' 무대로 끌어내기 위해선 과반의 현역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에게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야 한다.
같은 기준으로 한동훈 후보 측은 대부분이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현역 의원 숫자에 비해 당심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조직력 외에도 현역 의원의 이점은 많다. 각종 언론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한 메시지를 낼 수 있다. 9명의 보좌진 중 일부를 캠프로 보내 행정적인 지원도 가능하다.
이에 지지하는 현역 의원 수가 적거나 없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의 경우 선거전을 치르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경선이 본격화하면 각 후보에서 현역 의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