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지난 토요일 많은 비가 내렸었는데 우리 아이들 눈물이었을까요?"
4·16 참사 11주기를 맞이해 선상 추모식이 열린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해역. 바다 한 가운데선 파도 소리 대신 유가족들의 흐느낌과 울부짖음만이 가득 찼다.
참사 이후 11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가족들의 시간은 예전 그날에 멈춰 있었다.
희생자 명단이 불릴 때 자녀 이름이 들리면 손수건으로 눈물을 연신 닦으며 '사랑해', '보고 싶어' 읊조렸고, 나눠준 국화꽃을 바다에 던질 때면 당장이라도 파도에 몸을 실을 것만 같았다.
2학년 3반 김빛나라 엄마 김정화 씨는 "지난 토요일 많은 비가 내렸는데 아이들의 눈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 온 뒤 날씨가 추웠는데 안 그래도 힘든 4월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해 달력에서 4월을 찢어버릴까 원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의 죽음을 인지 못 하고 '내 아이가 아닐까' 하는 두근거림으로 눈길을 뗄 수 없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장성한 청년들을 보면 '어떤 모습의 청년으로 성장했을까',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살아 있었다면 친구들과 함께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으로 꿈을 향해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11년째 너무 보고 싶다"며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참사 해역을 표시한 부표를 향해 국화꽃을 전했다. 한참 바다를 바라보던 유족들은 각자 먼 곳을 향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소리쳤다.
잠시 뒤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앞에 핀 벚꽃 나무에서 꺾어온 꽃 가지들을 바다로 던지며 "벚꽃 좋아했지? 친구들이랑 사진 꼭 찍어"라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육지로 돌아와 오후 3시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열리는 기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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