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작으로 김문수·나경원·안철수·유정복 서울시청 방문
입 모아 "오 시장 비전, 내가 잘 구현할 수 있어"
중도 확장성 큰 오세훈 지지층 이어 받으려는 듯
입 모아 "오 시장 비전, 내가 잘 구현할 수 있어"
중도 확장성 큰 오세훈 지지층 이어 받으려는 듯
오 시장은 16일 하루에만 4명의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만나면서 서울시 정책과 자신의 비전을 전달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김 후보와 조찬을 했고, 11시 20분부터 나 후보와 차담 시간을 가졌다.
오 시장은 후보들에게 디딤돌 소득·서울런·약자동행지수 등 서울시 정책이 담긴 자료집과 USB를 건네며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펼쳐 달라고 전했다. 후보들은 모두 오 시장의 시정을 높게 평가하며, 서울시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오 시장의 비전을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후보들은 모두 '오 시장의 비전을 자신이 잘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의 지원 사격을 받아 오 시장의 지지층을 품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조기대선 잠룡 중 최우선 순위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김문수 후보가 강성 보수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지율 1위를 사수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오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 시장은 대선 레이스에서 이탈했지만 중도 소구력이 남아있는 만큼 국민의힘 후보들이 앞다퉈 오 시장을 포섭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12일 불출마선언에서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 마음을 다해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앞으로도 경선-본선에서 오 시장 역할이 클 것이라는 이야기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력 후보였던 오 시장이 경선 레이스에서 이탈하면서 김이 샜다"며 "서울시장이라는 요직을 맡고 있는 만큼 오 시장의 움직임이 대선 국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 시장을 향한 후보들의 구애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신만의 경쟁력이 부족해 오 시장의 힘을 빌린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선에서 민주당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만의 비전과 정책이 필요하다"며 "다른 인물에 기대려는 모습으로는 최종 승리를 그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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