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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끊었다""여행 취소"…트럼프발 美피해 올해 130조원

뉴스1

입력 2025.04.16 15:41

수정 2025.04.16 15:4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한 대미 감정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미국산 불매운동으로 미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달하는 약 900억 달러(약 128조원)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청(ITA)은 전날 3월 항공편을 통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약 450만 명으로, 2024년 3월 대비 9.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팬데믹 시대의 여행 제한이 풀려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이는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국경 분쟁 심화, 지정학적 갈등 고조, 세계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많은 잠재 관광객이 미국 방문을 재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있는 이들은 캐나다와 프랑스, 독일 등의 우방국 국민들이다.

한 캐나다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국인 캐나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예정된 미국 휴가를 취소했다.

이뿐 아니라 그는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했고,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미국산이면 적극적으로 피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제품의 원산지를 확인해야 하므로 물건 살 때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고 덧붙였다.

ITA 통계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들은 작년에 미국에서 2540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금액을 지출했다. 2025년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공항에서 프랑스와 독일 등의 국가에서 온 여행객을 가혹하게 구금했다는 이야기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의 영향으로 입국 심사가 더 까다로워져 실수로 답하거나 오해를 받은 유럽인이 길게는 몇주간이나 구금됐다가 풀려나는 일이 자주 벌어지게 된 것이다.

미국 방문객이 줄면서 방문객 지출도 급격히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 노동통계국이 4월 10일 발표한 월간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3월 항공료, 호텔 요금, 렌터카 비용이 감소했다.

미국 물가를 연구 분석하는 업체인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이어 샤리프 사장은 호텔 요금 하락은 특히 북동부 지역의 항공료가 거의 11% 하락한 데 기인한다고 지적하며, 이는 캐나다인 여행객 감소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밝혔다.


OAG 애비에이션 월드와이드(OAG Aviation Worldwide)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 9월까지의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대형 호텔 체인 아코르 호텔을 이용하는 유럽 관광객들의 미국 여름철 예약 또한 25% 감소했다.


세바스티앙 바쟁 아코르 CEO는 국경 검문소 억류로 인해 "불쾌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관광객들이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