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연이틀 호남과 영남에 있는 산업 현장을 시찰했다. 미국발 통상전쟁 대응을 위해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였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설'에 침묵하면서 영호남을 방문한 모습에 대선 출마를 위해 광폭행보를 펼치는 거란 추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16일 오후 울산광역시 HD현대중공업을 찾아 조선업계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전날에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을 찾아 자동차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다.
한 권한대행이 이들 산업현장을 찾은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의 영호남을 넘나드는 광폭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대망론'과 연관 지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도 "대통령 파면 이후 권한대행이 나간 전례가 없다"며 불참 사유서도 없이 불출석 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추대설에 따른 국회 무시라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전북 전주 출신인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설이 불거진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택한 점, 그 다음 일정으로는 영남 지역을 택했다는 것에서 진보와 보수가 강세인 양쪽 지역 모두를 찾아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정부 측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대해 "통상 대응을 우선순위에 두기로 한 상황에서의 일정들로, 출마설에 대한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정치적 의미 부여에 선을 긋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침묵하며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전략적 침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도 '유력 대권주자'라는 인식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국민의힘 경선 등록은 끝났지만, 한덕수 대망론의 불씨가 꺼지지 않으면서 정치적 혼란 상황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공식적인 불출마 선언이 없다는 점에서 공직자 사퇴시한인 5월 4일 이전 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해 대선에 나가는 방안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출마한다고 말한 적도 없고, 한 대행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지역 행보는 통상 문제와 관련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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