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널뛰기 장세에 소형주만 살아남았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6 18:37

수정 2025.04.16 18:37

코스피 소형주 이달 3% 상승
외국인, 대형주 집중 매도
정치 테마주 급등도 한몫
널뛰기 장세에 소형주만 살아남았다
이달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소형주가 중·대형주를 제치고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증시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형주가 선방한 결과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3.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 지수(-0.64%)와 코스피 대형주 지수(-1.70%)는 모두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소형주만 오름세를 탔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지수(-1.36%)와 비교해도 소형주의 선전이 돋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위부터 100위까지 '대형주', 101위부터 300위까지 '중형주', 301위 이하를 '소형주' 지수로 구분하고 있다. 이날 기준 코스피 소형주 지수에는 풀무원, 세아제강, 현대그린푸드, 대상홀딩스, 삼양사 등이 포함된다.

약세장에서도 소형주가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건 외국인 매도권을 비껴간 영향이 크다. 코스피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가총액 상위권인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형주는 안전했던 것이다. 실제 이달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2조3269억원), 삼성전자(-2조3145억원), 현대차(-581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701억원), LG에너지솔루션(-2197억원), 기아(-2180억원) 등 대형주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조기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정치 테마주가 급등세를 보인 것도 강세의 배경이 됐다. 대부분의 정치 테마주가 코스피 소형주에 속하는 만큼 개별 종목의 급등이 소형주 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동훈 테마주로 거론되는 태양금속은 이달 76.11% 상승하며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태양금속은 시가총액 순위 742위다. 시가총액 670위의 계룡건설은 이재명 테마주로 묶이며 이달 69.14%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관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최악을 지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펀더멘탈이 탄탄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대형주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우려가 정점을 지나고 있고, 향후 유예가 반복되거나 유화적인 태도가 나올 것으로 보여 더 싸고 실적이 탄탄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게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퀄리티가 좋은 종목들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시장의 과민 반응이 나타나더라도 바텀 피싱(저점 매수)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형주가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