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정제된 물
선진국 의존 벗어나 국산화 속도
2021년부터 SK실트론서 실증
연말 설계·운영 100% 독립 기대
재이용수 활용기술 개발도 추진
하반기부터 美예일대와 공동연구
선진국 의존 벗어나 국산화 속도
2021년부터 SK실트론서 실증
연말 설계·운영 100% 독립 기대
재이용수 활용기술 개발도 추진
하반기부터 美예일대와 공동연구

■첨단산업 타고 초순수 기술 국산화
16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첨단산업이 발전하면서 물 산업도 급변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초순수(고순도 공업용수·Ultra Pure Water)는 미세회로로 구성된 반도체 표면의 각종 부산물, 오염물 세척 등 반도체 공정 전반에 사용된다"며 "국가 주력사업인 반도체 산업의 주권과 경쟁력을 지키고 반도체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초순수의 국산화를 이루어 내·외부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 실현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반도체용 국외 초순수 시장은 2021년 약 5조7000억원에서 2028년까지 약 9조5000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 추세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최고난도의 수처리 기술이 필요해 일부 선진국만이 초순수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물 대표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가 초순수 국산화에 매진하는 이유기도 하다.
당장 수자원공사는 지난 2021년 환경부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중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최종 연구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같은해 경북 구미의 SK실트론 내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설치했다. 초순수 실증플랜트는 초순수 생산의 핵심장치 3종인 탈기막, 자외선-산화장치, 이온교환수지를 신속하게 개발한 후 즉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인 SK실트론 공장 내에 설치했다.
SK실트론 내 실증플랜트는 하루 2400t(톤)의 초순수 생산이 목표다. 올해까지 초순수의 설계-시공-운영 전반에 걸친 국산화를 지속 추진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초순수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핵심 기자재 70%의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하수재이용 등 기술개발 보폭 확대
수자원공사의 이 같은 초순수 국산화 기술 노력은 폭넓게 진행중이다. 일례로 세계적인 물 위기에 물에 대한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실현'에 동참하고 있다. 워터 포지티브는 기업 등이 사용하는 물보다 자연에 환원하는 물이 더 많아지게 하자는 개념이다. 물 사용량이 많고 고순도 용수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에까지 확산 중인데, 국내 반도체 산업도 하수재이용 및 해수담수화를 통한 용수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지난 2022년 수자원공사는 환경부, 6개 지자체, 삼성전자 등과 함께 하수재이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하수처리수 재이용 확대 및 공급에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오는 2030년까지 기흥·화성·평택 일원에 공장증설 등 신규 용수 수요에 하수재이용수를 도입해 단계적으로 삼성전자에 일 33만t의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수재이용수에 잔존하는 저분자 물질 등의 미세물질은 기존 초순수 플랜트에서 잘 제거되지 않아 초순수 생산에 바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미국 예일대학교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해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한 초순수 생산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K-water 소속 전문가와 민간 기업 연구진이 미국 예일대에 파견돼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으로, 내년에는 예일대와 함께 개발 시제품을 수자원공사가 운영 중인 아산하수재이용센터와 대산해수담수화시설에 설치해 2028년 7월까지 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측은 "하수재이용, 해수담수화를 활용한 초순수 생산기술은 현재 대만 TSMC(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평가 중에 있으며, 국내 반도체 전문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기술"이라며 "기술개발 성공 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용수 공급 여건 개선으로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뿐 아니라, 관련 국내기업들의 육성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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