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선두주자들이 16일(현지시간)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면서 저가 반도체 수출까지 추가로 통제하고 나선 것이 주가 폭락 방아쇠가 됐다.
엔비디아는 약 8% 폭락했고, AMD는 7% 폭락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15일 장 마감 뒤 H20 그래픽반도체(GPU)를 중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들에 수출할 때 수출면허를 정부에서 받아야 한다면서 수출 차질에 따른 비용 55억달러를 계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 9일 중국과 일부 국가들에 반도체를 수출하려면 정부에서 면허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H20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내려진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처에 따라 H100, H200 AI 반도체 성능을 낮춰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따로 개발한 반도체다. 지난해 매출은 120억~150억달러 규모였다.
그러나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이 H20 반도체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AI 모델인 R1을 개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H20 수출 추가 통제가 현실이 됐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중국의 인공지능(AI) 성장을 압박하기 위해 첨단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시작했고, 그 기조를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이어받았다.
AMD도 16일 공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추가 수출 통제로 MI308 반도체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됐다면서 8억달러 매출이 무산될 것으로 비관했다.
엔비디아와 AMD의 발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중국과 미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 수출 통제로 반도체 부문 성장이 차질을 빚을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한다며 반도체에도 관세를 물릴 계획이어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지난 11일 스마트폰, 반도체 등 일부 전자제품 관세를 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반도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엔비디아와 AMD가 폭락한 가운데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1.7%, 맞춤형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은 3.5%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는 4.4%, 램리서치는 4% 급락했다.
반도체 악재는 소트프웨어를 비롯한 기술주 전반으로도 확산됐다.
메타플랫폼스가 3.2%, 알파벳이 1.5%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2.7% 떨어졌다.
애플은 2.8%, 테슬라는 4% 급락했다.
이번주 들어서도 M7 빅테크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이틀 동안 이들의 시가총액이 1조8000억달러 넘게 사라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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