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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와 성장 사이에서 딜레마 겪을 수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7 03:23

수정 2025.04.17 03:23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경제클럽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연준이 물가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딜레마를 겪을 수도 있게 됐다고 경고했다. AP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경제클럽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연준이 물가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딜레마를 겪을 수도 있게 됐다고 경고했다. AP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잇단 관세 정책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것과 다른 모습이 이날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관세가 경제에 ‘일시적인’ 영향만 줄 뿐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이날은 달랐다.

관세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와 성장 독려라는 2가지 목표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은 이날 시카고경제클럽 연설에서 트럼프 관세가 불확실성을 높인 가운데 관세가 인플레이션은 높이고, 성장은 낮출 것이라면서 이 와중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할지 아니면 성장 부양에 노력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어쩌면 (인플레이션 억제, 성장 독려라는) 이중 목표 사이에 팽팽한 긴장을 이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준은 미 경제가 각각의 목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판단한 뒤” 대응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두 가지 목표와 현실 간 격차를 메우는 데 서로 다른 시간을 두고 정책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안고 있다. 이 두 임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관세는 수입품에 물리는 세금이어서 이전에도 인플레이션을 직접 끌어올렸다.

파월은 연설 뒤 질의응답(Q&A)에서 관세가 “연준을 목표로부터 더 멀리 떨어트려놓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마도 올해 대부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추가 인하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현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 전에 당분간 상황이 더 뚜렷해지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못 박았다.

파월은 관세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일시적이라는 이전 분석을 재확인했지만 그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무게 중심은 지속에 뒀다.

그는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플레이션 효과는 아울러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런 결과를 피할 수 있을지는 그 충격의 규모, 물가에 온전히 반영되는 데 걸리는 기간, 그리고 궁극적으로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 고 강조했다.

파월은 트럼프 관세 충격 속에 미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껏 확보된 데이터로 보면 성장은 지난해 탄탄한 흐름에서 벗어나 1분기 들어 둔화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판매가 탄탄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소비지출은 성장이 완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아울러 1분기 수입이 크게 늘었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관세에 앞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엔비디아가 트럼프의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 사실을 공시를 통해 확인하면서 급락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는 파월이 관세에 대해 우려하는 한편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자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6월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6월을 시작으로 올해 0.25% p씩 모두 3~4회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