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핵심설비 22% 가까이 상승
설비투자 종목도 20% 올라 두각
인공지능(AI) 전력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 관세 리스크 등으로 올해 1·4분기 내내 내리막길을 탔지만, 최근 우려가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설비투자 종목도 20% 올라 두각
17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10일~17일)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21.93% 상승했다. 이 기간 전체 ETF 중 상승률 1위다. 해당 상품은 아이셀렉트(iSelect) AI 전력핵심설비를 기초 지수로 삼고 있다.
해외 전력주에 투자하는 ETF도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이 기간 'KODEX 미국 AI 전력 핵심인프라'는 9.08% 상승했다. 'SOL 미국 AI 전력인프라'와 'TIGER 글로벌 AI전력인프라액티브'도 각각 8.08%, 7.31% 올랐다. 해당 ETF들은 글로벌 풍력 터빈 기업 'GE버노바', 미국의 원자력 발전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데이터센터 공조 시스템 기업 '트레인 테크놀로지' 등에 투자한다.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의 하방 압력을 키웠던 미국의 에너지 정책, 데이터센터 수요 불확실성, 관세 우려 등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수요가 확대된 것이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전력망 투자를 제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데이터 센터 관련 우려도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주력 제품이 여전히 초고압 전력기기인 만큼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후발주자인 LS일렉트릭이 데이터센터 수주를 지속하고 있어 데이터 센터 수요 둔화 우려 자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리스크 역시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고객사에게 관련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수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전력기기 업종의 견고한 실적도 기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S일렉트릭의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3개월전 4조7042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5조58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299억원에서 4671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산일전기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역시 3개월전 1438억원에서 1552억원(15일 기준)으로 늘었다. 컨센서스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실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대신증권 허민호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AI 데이터 센터 및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기존 수주 잔고의 공급 지연 우려는 제한적이다. 유럽, 중국, 한국 등의 AI 및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본격화 등으로 수주 증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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