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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성장" 한은마저 경고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7 18:19

수정 2025.04.17 18:19

기준금리 연 2.75%로 동결
올 성장률 1.5% 하회 전망
"1분기 역성장" 한은마저 경고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로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온 느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미국의 관세정책 강도와 주요국 대응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만큼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 전망 당시 전제했던 시나리오는 지금 보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짚었다. 당시 한은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가 유지되는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1%p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실제 관세정책의 강도가 한은의 예측보다 훨씬 강하게 제시되면서 성장 하방 압력이 매우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정책 변화가 심하고, 협상도 남아 있다"며 "다음 달 발표하게 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1.5%)보다 대폭 하향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1·4분기 성장률마저 '역성장'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경제 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1·4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분기 성장률 상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큰 폭의 하향 조정 발표 전에 시장의 충격을 줄이고, 5월 기준금리 인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도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1·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0.2% 역성장한 지난해 2·4분기와 0.1% 성장에 그친 지난해 3·4분기, 4·4분기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4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