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허리디스크 있는데 등산 해도 괜찮을까 [Weekend 헬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7 19:08

수정 2025.04.17 19:08

척추 근력에 도움…급경사길은 피해야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꽃 피는 풍경과 따뜻한 기온은 등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지만 허리디스크 환자에게는 무리한 산행이 자칫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 이른바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저림, 근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특히 봄철 등산과 같은 활동은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사가 심한 산길을 오르내리거나 울퉁불퉁한 지형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히고 비트는 동작은 디스크 내부 압력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이로 인해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더욱 강하게 자극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통증이 악화되거나 하지 방사통과 같은 신경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정승영 주안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허리디스크 환자는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져 있고 디스크 주변의 조직도 염증과 부종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며 "갑작스럽게 산행을 시작하거나 경사가 심한 코스를 오르면 척추에 큰 부하가 걸려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크 환자라고 해서 산행 자체를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부하만 조심한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를 천천히 걷는 정도는 오히려 척추 주위의 근육을 자극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무리해서 긴 시간 산행하는 건 허리 주변 구조물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 자신의 체력과 척추 상태에 맞는 범위 내에서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디스크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일정 기간 경과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하지 방사통, 근력 저하, 감각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최근에는 디스크 수술에서도 최소침습 기술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피부에 5mm 내외의 두 개 구멍을 뚫고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동시에 삽입해 병변 부위를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 원장은 "양방향 척추내시경은 미세한 조직 손상만으로도 디스크와 염증 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회복이 빠르고, 출혈과 통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