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 손님, 고추장을 반컵넘게 가져가
가게에 마련된 비품은 '자유이용권'이 아냐
가게에 마련된 비품은 '자유이용권'이 아냐

[파이낸셜뉴스] 식당에서 제공되는 소스나 냅킨을 '공짜'로 여기고 과도하게 가져가는 손님들 탓에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련된 소스나 냅킨 등을 적당히 가져가는 것은 업주 입장에서도 용인할 수 있지만 도를 넘을 정도로 비품의 챙기는 것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도난을 당한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비품은 손님을 위한 서비스이지, ‘자유이용권’이 아니다. 호의가 무례로 돌아올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의 몫이 된다.
18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한 음식점 사장이 올린 글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그 외국인 손님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종이컵에 고추장을 반 넘게 담아갔다. 이 과정에서 고추장 소스는 컵을 넘쳐 옆으로 흘렀고, 바닥에도 떨어졌다. 업주의 놀라움은 컸다. 이 외국인 손님이 가게를 자주 찾았던 만큼 평소 서비스도 챙겨줄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는 것이 업주의 설명이다.
외국인 단골 손님의 이 같은 행동에 가게 사장과 손님 간의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이 업주에게 비품 문제는 이번 뿐만은 아니다. 최근 또 다른 노년 손님은 계산을 한 후 가게 서랍에서 냅킨을 조금 떠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눈치를 살피더니 냅킨 한 뭉치를 주머니에 넣어 사라졌다. 음식을 먹을 때 입가를 닦거나 물기를 닦기 위한 수준을 한참 벗어난 양이었다.
업주는 분통을 터뜨린다. 비품을 이렇게 과도하게 가져가는 건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도둑질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업주는 “이렇게 행동하는 손님들은 아마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고 행동을 하겠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한 명 한 명이 다 부담이 된다”며 “이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반복되면 가게의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고, 무엇보다도 허탈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에 동료 자영업자들은 물론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게시글의 댓글에는 “이런게 바로 바로 거지근성이 아닐까요?”, “음식만 공짜가 아니다, 남의 호의에 기생하는 사람들” 등 반응이 나왔고 다른 자영업자들은 공감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업주를 위로했다.
한 찜질방 운영자는 “드라이기를 통째로 가져간 손님도 있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식당 주인은 “가게의 스테인리스 젓가락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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