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초등학생 유괴' 공포 사라질까… 경찰, 남성 3명 조사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8 19:56

수정 2025.04.18 20:05

경찰 "남성 2명 범행 혐의점 없어… CCTV 분석해 진술 확인 중"
조사에서 "도로 쪽 '위험' 제지 후 아이 숨 헐떡이자 음료수 얘기"
개포동서 초등생 가방 끈 잡은 노인… 3급 치매로 조사 어려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의심 신고와 관련해 경찰이 관련자들을 특정해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경찰이 남성 3명을 특정해 조사하고 있지만,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역삼동에서 각각 발생한 초등학생 유인 의심 사건과 관련해 남성 3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6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초등학교 맞은편 한 상가에서 50대 남성 2명이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고 말을 건네며 접근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유괴 미수가 의심된다며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은 이날 오후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남성 2명을 특정해 1명은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나머지 1명은 전화로 연락해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 조사에서 두 남성은 술자리를 가진 뒤 다른 술자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학교 맞은편 대형마트 인근 차도 가까이에서 놀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과 마주치고 "위험하다"며 제지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숨이 차 헐떡이는 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고 물었으나 학생은 "아니오"라고 거절했다.

또 다른 남성은 "형은 인상이 안 좋아서 애들한테 그러면 안 돼"라며 일행에게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들의 범행 혐의점이 없지만, 진술이 정확한지 인근 CCTV를 분석해 확인 중이다.

같은 날 오후 12시30분쯤엔 개포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도 "70~8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가방 끈을 잡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CCTV를 토대로 추적에 나섰다. 신원을 특정해 조사한 결과 노인은 3급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요양보호사를 통해 현재 조사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강남권 초등학교에서 등하굣길 학생을 납치하려 했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되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에 경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해당 초등학교들은 각 학급에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 대상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등·하교 안전 지도 협조를 요청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A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 맞은편 대형마트 인근에서 음료수를 주겠다고 접근해 유괴를 시도한 일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는 학부모들의 연락이 오고 있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도 보호자 허락 없이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자녀에게 꼭 지도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서울시교육청도 경찰 등에 긴급 안전 점검을 요청했고 경찰은 등하굣길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