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되면 벌금 750만원
폴란드 '스파이 차단' 2만5천곳 촬영금지적발되면 벌금 750만원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 정부가 간첩 활동을 차단한다며 인프라 시설을 중심으로 전국 약 2만5천곳에서 촬영을 금지했다.
폴란드 매체 폴스키에라디오 등에 따르면 군부대와 무기생산 시설, 관공서, 발전소, 교량, 터널, 항만 등지에서 촬영을 금지하는 국토방위법 개정안이 17일(현지시간) 시행됐다.
이들 장소에는 폴란드어·영어·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로 '사진촬영 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됐다. 국방부 허가 없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다가 적발되면 최대 2만 즈워티(757만원)의 벌금을 내거나 최장 30일 구금된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압수당할 수도 있다.
당국은 스파이 활동과 사보타주(파괴공작)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난민을 모집해 자국으로 밀어내고 인프라 시설에 불을 지르는 등 하이브리드 전술을 쓴다고 비판해 왔다.
비스와프 쿠쿠와 폴란드군 참모총장은 "체포된 피의자들에게서 우리 군부대 위치를 기록한 사진 자료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폴란드 안보를 해치는 외국 정보기관에 대항하기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촬영금지 장소 가운데 군사시설은 약 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민간시설이다. 이 때문에 단속도 어렵고 법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기자 로베르트 스타흐니크는 폴란드 매체 폴샛에 "다리 개통식에 참석했는데 미디어 행사 3초 뒤 촬영이 금지됐다"고 불평했다. 독일 ARD방송은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데 군사시설 앞에서 진짜 스파이를 식별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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