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학교 없는 경남, 시각장애인 1만7천명 "배우고 싶어도 한계…지원책 절실"
장애인의 날 앞둔 경남점자도서관 '과부하'…공간 협소·이원화맹학교 없는 경남, 시각장애인 1만7천명 "배우고 싶어도 한계…지원책 절실"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경남지역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교육활동 지원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경남지역 시각장애인 수는 2023년 말 기준 1만6천74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수준이지만,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특수 교육기관인 맹학교는 한 곳도 없다.
도내 시각장애인 상당수는 맹학교가 있는 부산이나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거나 교육활동 대부분을 창원에 있는 점자도서관인 경남점자정보도서관에 의존하고 있다.
천주교회 유지재단 마산교구가 2003년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장애인복지관 일부 공간(216㎡·약 65평)을 빌려 운영하는 경남점자정보도서관은 도내에 유일한 점자도서관이다.
단순 점자책 대여뿐 아니라 점자 교육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화 교육과 악기 교육 등도 진행한다.
경남점자정보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이 도서관 이용객은 도내 전제 시각장애인 수의 3배가량인 5만2천66명을 기록했다.
책을 읽고, 점자 등을 배우려는 시각장애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은 관장을 포함해 9명에 불과하다.
공간도 협소해 늘 사람들이 가득 차 도서관 운영에 '과부하'가 걸린다.
도서관은 2015년 3월 별도 재원으로 의창구 북면에 본관보다 약간 큰 연면적 251㎡(약 75평) 규모의 분관을 열어 그곳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애로사항도 만만찮다.
좁은 시설은 차치하더라도 도서관 본관과 거리가 먼 탓에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책 대여나 교육활동을 같은 곳에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원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팽현영(44세) 씨는 "점자책을 빌리는 곳은 마산합포구에 있고, 교육 프로그램은 의창구에서 진행되다 보니 이동하기가 상당히 불편하다"며 "뭐라도 배우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하윤근 경남점자정보도서관 과장은 "경남에는 맹학교도 없고,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장애인복지관도 없다 보니 직원과 도서관이 담당해야 할 것들이 많은 편이다"며 "이분들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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