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시각장애인도 자전거 탄다…광주 서구 '텐덤 바이크' 행사

뉴스1

입력 2025.04.19 16:27

수정 2025.04.19 16:27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19일 광주 서구 극락교 일대에서 열린 텐덤 바이크 라이딩 행사에서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이 시각 장애인을 뒤에 태운 채 자전거를 몰고 있다. 2025.4.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19일 광주 서구 극락교 일대에서 열린 텐덤 바이크 라이딩 행사에서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이 시각 장애인을 뒤에 태운 채 자전거를 몰고 있다. 2025.4.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19일 광주 서구 극락교 일대에서 열린 텐덤 바이크 라이딩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5.4.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19일 광주 서구 극락교 일대에서 열린 텐덤 바이크 라이딩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5.4.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시각 장애인이 자전거 탈 수 없다? 옛 말이죠."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광주 서구 극락교 자전거 전용 도로 일대.

안전모를 쓰고 운동복을 입은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2인 1조 한 팀이 되어 자전거를 탈 준비를 하고 있다. 자전거는 앞·뒤 안장이 한 개씩 설치된 2인 자전거.

자세히 보니 뒤 쪽 탑승자는 전부 '시각 장애인'들이다.

광주 서구는 이날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지역사회가 장애인과 연대해 함께 느끼고 달리며 이해하는 공감의 행사를 열었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서구 아너스와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구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모여 광주 서구 덕흥동에 위치한 시각 장애인 복지시설 광주영광원 이용인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서구 아너스와 자원봉사센터가 각 10대씩 텐덤 바이크(다인용 자전거)를 기부했고 시각 장애인을 되어 소리로 느끼는 블라인드 음악회 등 장애 공감 체험을 했다.

가장 핵심 순서가 바로 '빛(희망)과 바람(자유)의 라이딩' 순서였다. 2004년부터 광주 서구를 기반으로 시각 장애인에게 자전거 봉사를 하고 있는 두바퀴사랑봉사회가 주축이 돼 뒤에 시각 장애인을 태우고 자전거 산책을 하는 차례다.

이날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도 파일럿(자원봉사자·시각 장애인을 뒤에 태운 비장애인으로 앞 좌석에서 방향 조절을 하는 역할)을 맡아 봉사에 함께했다.

김 구청장은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3회에 걸쳐 교육을 받은 뒤 이날 정식으로는 처음 장애인을 뒤에 태운 채 파일럿 '데뷔'를 하게 됐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같은 곳을 향해 달리면서 같은 바람을 느끼고 같은 꽃냄새를 맡으며 우린 완전체가 되어 이 봄을 만끽했다"며 "함께 내달리는 길이 더욱 신바람이 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착한 광주 서구'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구청장과 함께 라이딩을 즐긴 스토커(시각 장애인 후방 탑승자로 페달을 함께 굴리는 역할) 이병하 씨(47)는 "시각 장애인에게 자전거를 타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다. 포기하고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었는데 새로운 것을 개척하며 자전거를 타니 나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병하 씨는 "김이강 구청장님이 다른 정치인처럼 말로만 후원한다, 도와준다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파일럿 교육을 받고 자전거를 태워주신다 하니 감동"이라며 "특히 자전거를 그냥 태워만 주시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못 보는 꽃들을 설명해주시고 함께 향기를 맡으면서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바퀴사랑봉사회 박태우 대표는 행사를 계기로 텐덤 바이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길 소망했다.

2004년 생활체육 업계에서 일하던 박 대표는 텐덤 바이크 대회를 우연히 알게 된 뒤 광주에서 봉사회를 수십년째 이끌게 됐다. 단순히 불편한 사람을 돕자는 마음에서다.


그는 "텐덤 바이크 파일럿은 자전거를 잘 타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을 이해하려는 착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매 월 첫째주와 셋째주 토요일 영광원에서 모여 이곳 자전거 도로를 달린다. 1년에 한 번은 1박 2일 150㎞ 장거리 라이딩도 간다.
착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