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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를 가다]⑥천혜절경 관광 성지…외국인은 '자유여행' 안돼

뉴스1

입력 2025.04.20 06:36

수정 2025.04.20 11:06

시짱(티베트) 자치구 성도 라싸에 위치한 포탈라궁. ⓒ News1 정은지 특파원
시짱(티베트) 자치구 성도 라싸에 위치한 포탈라궁.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바이구 가라촌에 복숭아꽃이 피어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바이구 가라촌에 복숭아꽃이 피어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바이구 가라촌에 복숭아꽃과 유채꽃이 피어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바이구 가라촌에 복숭아꽃과 유채꽃이 피어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루랑촌 소재 짱족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집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루랑촌 소재 짱족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집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써지라산에 위치한 부랑린하이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티베트(시짱) 자치구 린쯔시 써지라산에 위치한 부랑린하이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셰청 애플리케이션에서 티베트행 왕복 항공권 발권을 시도했으나 중국 대륙(본토) 주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떠있다.
셰청 애플리케이션에서 티베트행 왕복 항공권 발권을 시도했으나 중국 대륙(본토) 주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떠있다.


(티베트=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세계의 지붕'인 티베트(시짱)가 천혜의 절경으로 관광·문화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랫동안 '금단의 땅', '은둔의 땅'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티베트로의 여행은 약 20년 전인 2006년 칭하이성과 시짱을 잇는 이른바 '칭짱철도' 개통을 계기로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잇고 있다. 칭하이성 시닝에서 라싸까지 연결된 칭짱철도는 시짱 내 르카저, 린쯔 등으로의 연장 공사를 진행하며 관광객에 손짓한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시짱을 찾은 국내외 여행객 규모는 5516만 9700만명(연인원 기준)이다. 전년 대비 무려 60%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1~11월에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5700만여 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약 16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전체 면적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티베트에는 천혜의 자연경관,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티베트를 찾는 관광객들이 앞다투어 찾는 곳은 단연 라싸, 그중에서도 포탈라궁이다. 티베트 최고의 성지인 포탈라궁은 고원분지인 라싸 중심의 홍산(紅山)에 자리하고 있다. 7세기 초, 토번제국의 송첸캄포가 라싸에 터를 잡고 문성공주를 위해 포탈라궁을 세웠는데 건축 면적은 무려 13만㎡에 달하고 13층 건물 높이인 117m에, 동서 360m, 남북 270m의 넓이를 자랑한다. 과거엔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거처였다.

하루 입장 관람객을 7000명으로 제한하는 포탈라궁의 성수기 기준 입장료는 200위안(약 4만 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200만 명을 넘는다. 실제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가깝게는 쓰촨, 칭하이에서 멀게는 광둥, 장쑤, 상하이 등에서 왔다고 전했다.

'태양의 옥좌'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린쯔는 티베트 동남부이자 야루짱부강의 중하류에 위치해 있으며 칭짱고원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낮은 지역이라는 뜻에서 티베트의 강남으로 통한다. 매년 3월말~4월초 열리는 '복숭아꽃 축제'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몰린다. 설산과 푸르른 강, 분홍색의 복숭아 꽃과의 조화로움은 신비스러운 느낌까지 든다.

린쯔 니양강변에 위치한 가라촌에는 산으로 둘러싸인 기슭에 야생 복숭아꽃들이 넘쳐난다. 지난 2021년 시진핑 주석도 찾은 이곳은 '복숭아꽃 제1촌'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하루에 약 4000명이 찾는다는 가라촌 관계자는 "올해는 대외 개방 구역을 늘렸다"며 "이곳에는 1200여 그루의 야생 복숭아 나무가 있다"고 했다.

우한에서 왔다는 노부부는 "퇴직 후 천년의 고도라는 시짱을 방문하게 됐다"며 "이곳에는 설산도 있고 짱족의 스토리도 있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용왕들의 마을'이라는 평가를 받는 루랑촌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평균 해발 약 3300m인 이곳의 경우 전체 면적의 약 80%가 삼림으로 이뤄져 있다. 루랑마을엔 약 170곳의 호텔 및 식당, 100곳이 넘는 민박이 있어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도 갖춘 편이다.

루랑촌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현지 주민들의 생활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과거 작고 외딴마을이던 이곳은 주로 농업과 목축업에 의존해왔으나 2012년 본격적으로 관광지로 개발됐다. 그 결과 이 지역의 1인당 수입은 4만 3400위안에 달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린쯔에는 세계 최대의 협곡인 야루부대협곡,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봉우리인 난자바와봉, 야외의 파라다이스라는 별칭이 붙은 바숭춰 등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티베트지만 외국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난도가 있다. 지난해 티베트를 방문한 외국인은 약 32만 명이다.

우선 외국인이 티베트 여행을 하기 위해선 '시짱진입증'을 신청하고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공무 비자, 외교관 비자, 취재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허가 발급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자유여행은 할 수 없다. 면적이 넓고 인구가 적은 지리적 특성과 안전을 감안한 측면도 있는데, 이 때문에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만 가능하다. 이때는 당국에 등록된 현지 가이드가 동행한다.

실제 이번 티베트 취재에 앞서 비행기표 구매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체감했다. 그동안 중국 내 다른 지역을 이동할 때 주로 씨트립, 셰청과 같은 사이트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매해왔는데 라싸행 항공권은 달랐다.
라싸행 항공권 구매를 시도하자 '중국 주민'만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결국 별도의 여행사 또는 운항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권을 마칠 수 있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시짱은 개방돼 있으며, 외국인의 방문을 제한한 적이 없다"며 "이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 요건을 고려해 중국 정부는 법률과 규정에 따라 이곳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특정 관리 및 보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