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중국 컨선 의존도 줄일 듯…작년 수주 점유율 88%
"중국 대신 한국에 발주 가능성…초기 계약은 파기할 수도"
韓조선, 컨테이너선 경쟁력 회복하나…중국 기술추격 속 호재해운업계, 중국 컨선 의존도 줄일 듯…작년 수주 점유율 88%
"중국 대신 한국에 발주 가능성…초기 계약은 파기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국 조선업이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를 계기로 컨테이너선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이 공격적인 저가 수주로 컨테이너선 시장을 잠식해왔지만, 미국 입항 수수료 부과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국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도 중국의 기술 추격이 거센 만큼 컨테이너선 반사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한국 조선업의 반사이익이 관측되는 가운데 특히 중국의 수주 점유율이 높은 컨테이너선 시장의 수혜가 클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20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표준선 환산톤수 기준)은 2021년 59.5%에서 지난해 87.8%로 확대됐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31.6%에서 지난해 12.1%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물량도 자연스레 중국에 편중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클락슨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 MSC의 발주 잔고 내 중국 비중은 97%에 달한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89%, 머스크 59%, ONE 58%, CMA CGM 47%, 에버그린 36% 등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 선사들이 미국 입항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리서치에서 "선종별로 제재안에 따른 영향을 추정했을 때 컨테이너선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향후 주요 선사들이 중국 대신 국내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등을 발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계약 대부분이 헤비테일 형태(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것)임을 고려할 때 선사들이 중국 조선소와의 초기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재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졌던 점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3조7천160억원에 수주했다. 발주 선사는 세계 3대 선사인 CMA CGM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척당 3천881억원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역대 업계 최고가였다.

최근 한국의 수주 점유율이 부진하고 주력 선종인 LNG선 시장 지배력도 주춤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호재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작년 한국의 글로벌 수주 점유율은 17%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71%)과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 40%포인트에서 54%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2021년 92.6%에서 작년 57.2%로 하락했고, 중국은 같은 기간 7.4%에서 지난해 42.8%로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조선사의 점유율 위축이 지속되고 LNG선의 수요마저 둔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현 수준의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데 부정적일 것"이라며 "새로운 LNG선 수주 모멘텀 또는 컨테이너선 시장 내 경쟁력 증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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