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이다. WHO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통해 매년 300만 명 이상이 생명을 구하고 있으며, 지난 50년간 영아 사망률은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다당질 백신으로, 보다 강력한 접종 효과를 지닌 단백접합백신(PCV)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19세 이상 성인 1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예방접종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반드시 추가돼야 할 국가예방접종으로 PCV 폐렴구균 백신이 1위를 차지했다.
폐렴구균 감염증 사례, 50대 이상이 77% 차지
폐렴은 암·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3위이며, 호흡기 질환 중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폐렴 사망률은 40대에서 인구 10만 명당 1.6명, 80대 이상에서는 949.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신고된 폐렴구균 감염증 사례 중 50대 이상이 76.5%를 차지했다.
폐렴구균은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 중 하나로, 전체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약 27~6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 외에도 수막염, 균혈증 등 침습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령층에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우며, 이는 사망률을 더욱 높이는 원인이 된다.
국내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다당질 백신 'PPSV23'과 단백접합백신 'PCV'다. 현재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PPSV23이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PCV는 포함된 혈청형 수에 따라 13가, 15가, 20가 제품이 있다.
대한감염학회, 65세 이상 고령층에 PCV20 1회 접종 권고
하지만 PPSV23 접종만으로는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보고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률을 보면, 65세 이상에서 인구 10만 명당 32.1건으로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 사망률 역시 70세 이상에서 21.9%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대한감염학회는 올해 성인 예방접종 권고 개정안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PCV20 1회 접종 또는 PCV15+PPSV23 순차 접종을 권고했다. 이는 질병 부담, 혈청형 유행 양상, 백신 단순화 필요성, 임상 근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현재 국내에 승인된 대표적인 PCV20 백신으로는 화이자의 '프리베나20'이 있다. '프리베나13' 혈청형에 7가지를 추가한 제품으로, 국내에서 승인된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은 국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사례의 약 51%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습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 질병의 중증도, 항생제 내성 등을 기준으로 선별된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고령층과 고위험군 보호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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