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평생 자연과 추상미술을 탐구해 온 원로 서양화가 석난희(86)의 60여년 작업 여정을 돌아보는 전시 '그림 속의 자연'이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홍익대 미술대학 3학년이었던 1962년 최우수 학생으로 선발돼 대학생 신분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졸업 후에는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1969년 귀국 이후 일관되게 '자연'을 제목이자 주제로 삼고 작업해왔다. 1992년 석주미술상, 2005년 이중섭 미술상 등을 받았다.
전시는 1962년 첫 개인전 출품작 '누드'부터 2000년대까지 작품을 아우르며 작가의 작품 전반을 소개한다.

대학 시절 당시 한국 화단에서 유행했던 앵포르멜(비정형) 미술의 영향을 받았던 작가는 앵포르멜 유행이 사그라진 뒤에도 자신만의 앵포르멜 작업을 계속했다.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1980년대 작업에서는 선이 두드러진다. 번진 듯한 갈색, 청색 화면과 붓이나 나이프를 이용해 자유롭게, 무질서하게 그은 선과 획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프랑스 유학 때 판화를 공부했던 작가는 그림과 함께 판화 작업도 병행했다. 전시에서는 석판화와 목판화 등 판화 작업과 대형 판목화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판목화는 원목을 평탄하게 고른 뒤 칼을 이용해 들풀 같은 이미지를 새겨낸 작업이다. 여기에 종이를 대고 찍어내면 판화가 되지만 작가는 원판 자체를 일종의 회화처럼 발표하기도 했다.
작가는 홍익대 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김환기가 아꼈던 제자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환기가 1962년 석난희의 개인전 방명록에 수묵으로 작가의 얼굴을 그려 남긴 '난희 얼굴'도 소개된다.
전시는 7월 6일까지. 유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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