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플로리다 주립대 총격으로 파클랜드 고교 난사 사건 악몽 재현" 생존학생

뉴시스

입력 2025.04.20 09:21

수정 2025.04.20 09:21

7년전 마조리 스톤맨 고교 총기난사 사건 피해자들 재차 "충격" 대학원생 호로위츠 "그런 일 평생 두번 겪을 수 있는 곳이 미국"
[탤러해시=AP/뉴시스] 4월17일 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플로리다주립대학교(FSU)에서 총격이 발생해 학생들이 건물 밖에 모여 대피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FSU에서 이날 오전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최소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학생들 가운데에는 7년전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총기 난사의 생존자들도 포함돼 재차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 졌다. 2025.04.20.
[탤러해시=AP/뉴시스] 4월17일 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플로리다주립대학교(FSU)에서 총격이 발생해 학생들이 건물 밖에 모여 대피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FSU에서 이날 오전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최소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학생들 가운데에는 7년전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총기 난사의 생존자들도 포함돼 재차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 졌다. 2025.04.20.
[탤러해시(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사건 이후, 이 학교에서 7년전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경험한 학생들이 재차 큰 충격을 당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CNN,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은 플로리다 경찰 당국이 17일(현지 시간) 오전 11시50분께 플로리다 주립대 교내에서 일어난 총기난사로 2명이 숨지고 용의자를 포함한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힌 내용을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립대 학생인 용의자는 지역 부(副)보안관의 아들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모친이 과거 근무용으로 쓰던 권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런데 이 대학의 대학원생인 스테파니 호로위츠는 이 번에 일어난 사건이 7년전 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에서 겪었던 끔찍한 대량 학살을 상기시킨다며 자신은 이 널따란 대학 캠퍼스의 고요함 속에서도 당시 총격사건이 재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총격범을 본적도, 총성을 들은 적도 없지만 10대 고교 시절에 겪었던 그 집단 학살의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침묵을 눈으로 거의 볼수 있었다고 할까.. 사방에서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고 열려진 책가방들과 노트북 컴퓨터 등을 버려둔 채 모두 대피한 광경.. 그걸 보자 마자 (상황을) 당장 알 수 있었다. 전에 겪어 봤기 때문이다. 학교안 총격사건이 어떤 건지, 후유증이 어떤 것들인지 나는 알고 있다"고 이 여학생은 말했다.

대학원생인 호로위츠를 포함해서 플로리다 주립대에는 파클랜드 고교에서 총기 난사 학살사건을 겪은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가진 소수 그룹의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이번 탤러해시에서 발생한 플로리다 주립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이들은 성년이 된 초입에서 다시 두번째 총격사건의 악몽을 겪게 된 것이다.

22세의 호로위츠는 " 첫 번 사건 때에도 이런 일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더구나 일생에서 두번째로 이런 일을 또 겪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 이것이 미국이다"라고 말했다.

17일 일어난 이번 사건은 20세의 총격범이 저지른 것으로 2명이 죽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이 날 주립대 캠퍼스 안의 학생회관 건물 부근에서 점심 시간에 총기를 난사해 피해자가 많았다.

[탤러해시=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플로리다주립대학교(FSU)에서 총격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학생들이 교정에 대피해 모여 있다. 현지 경찰은 FSU에서 이날 오전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경찰의 총격으로 체포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18.
[탤러해시=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플로리다주립대학교(FSU)에서 총격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학생들이 교정에 대피해 모여 있다. 현지 경찰은 FSU에서 이날 오전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경찰의 총격으로 체포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18.
용의자도 경찰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한 뒤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중상은 아니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 곳 주립대 학생 로건 루빈스타인(21)도 중학생이었을 때 파클랜드 고교에서 갑자기 대피명령을 받고 강제로 대피소에 이끌려 갔던 악몽을 잊지 않고 있었다.

" 그 사건을 겪고 난 뒤 우리는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변변치 못해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미안하다. 이번 총격사건은 내가 겪은 두 번째 총기 난사사건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파클랜드 고교의 총격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로 17명이 살해당했고 17명이 총상을 입었다. 2018년 그 날은 발렌타인 데이였다.

록펠러 재단의 정부 연구소에서 총기 폭력을 연구하는 재클린 쉴드크라우트 팀장은 학교에서 총격사건을 여러 차례 당하는 것은 피해자의 평생의 상처가 되어 정서적 치유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경우 그 때까지 진행된 상처의 치료가 사라져 버리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파클랜드 고교 총격사건 때 딸 알리사를 잃은 엄마 로리 알하데프는 이번에 플로리다 주립대 학생인 아들로부터 대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벌어졌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자녀의 학교에 총격범이 나타났다는 건 누구든지 가장 받고 싶지 않은 문자일 거다. 갑자기 머릿 속이 핑핑 돌면서 정신이 없었다. 나 뿐 아니라 남편이나 아들도 예전의 사건이 떠올라 정말 견디기 어려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다행히 아들은 총격범이 도착하기 약 20분 전에 학생회관 건물을 나와서 무사했다.


"이번 총격사건에 누군가를 잃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있어서는 안될 일이며, 정상이 아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이 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알하데프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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