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이노텍 "최첨단 드림팩토리로 FC-BGA 공략"…'최고 무기' 수율

뉴스1

입력 2025.04.20 10:01

수정 2025.04.20 10:01

LG이노텍 드림 팩토리 LQC(라인 퀄리티 컨트롤)(LG이노텍 제공). ⓒ 뉴스1
LG이노텍 드림 팩토리 LQC(라인 퀄리티 컨트롤)(LG이노텍 제공). ⓒ 뉴스1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LG이노텍 제공). ⓒ 뉴스1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LG이노텍 제공). ⓒ 뉴스1


(구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이노텍(011070)이 기술력과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분야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드림팩토리'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17일 경북 구미시 LG이노텍 구미4공장 '드림팩토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한국이나 일본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차근차근 더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확산에 FC-BGA 수요 급증…사업다각화 열쇠

LG이노텍은 광학설루션, 반도체 기판, 전장 등 세 축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광학설루션 사업의 매출 비중이 84%에 달한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FC-BGA는 사업다각화를 위한 핵심 동력이다.



기존 주력 제품인 FC-CSP 기판은 패키지와 칩의 크기가 거의 비슷해 공간이 제한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에 이용된다. 반면 FC-BGA는 CPU, AI 가속기 등 고성능 칩의 많은 입출력(I/O) 단자를 처리하고 복잡한 회로 연결, 안정적인 전원 공급 등을 위해 두껍고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칩보다 패키지의 크기가 크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LG전자로부터 연면적 23만㎡에 달하는 구미4공장을 인수해 초기 투자 비용 4130억 원을 들여 FC-BGA를 양산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게 공급하는 PC용 FC-BGA 양산에 돌입했다.

강 부사장은 "지금까지 투자한 규모는 드림팩토리의 콘셉트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과 논의하면서 기회를 보고 있다"며 "향후 물동량에 맞춰서 추가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자동화·무인화로 고수율 확보…"엔지니어까지 대체"

강 부사장은 FC-BGA 사업의 차별화 요소로 드림팩토리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FC-BGA는 평균 수율이 90%인 다른 기판과 다르게 난도가 높은 제품은 수율이 50%인 경우도 있다"며 "드림팩토리를 통해 수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면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고 강조했다.

드림팩토리는 AI,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최신 기술과 LG 그룹의 제조 노하우를 총집결해 만든 스마트 팩토리다. 전 공정을 자동화∙정보화∙지능화해 작업자, 실패비용, 사후보전 손실, 안전사고 등 생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네 가지 요소를 제거하는 'No Four'를 지향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인공지능 전환(AX) 기반의 드림팩토리는 엔지니어 역할까지도 AI로 대체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완전한 무인화는 아직 어렵지만 훨씬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성을 내는 것, 단순히 작업자를 줄이는 스마트 팩토리 이상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올해 중앙처리장채(CPU)용, 내년 서버용 FC-BGA 시장에 진입해 내후년에는 손익분기점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부사장은 "가장 큰 고객사와 집중적으로 양산을 추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올해는 톱 5 안에 드는 고객을 추가했고, 내년부터는 다양한 고객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전장용 제품은 서버용보다 까다로워서 천천히 갈 생각"이라며 "서버용 제품은 아직 양산하지 않았지만 20층 기술이 확보돼 있고, 수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발 관세 영향에 대해 "기판은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건 없어서 공급망 관점에서 흔들릴 이슈는 없다"면서도 "관세 전쟁 속에서 수요가 줄어들면 대응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유리 기판과 관련해 "업계에서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나오지 않는다"며 "양산을 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 고객과 발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소재로 사용하는 유리 기판은 더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고 휘거나 변형되는 정도가 작아 차세대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