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을 기초로 삼은 ELS 중 원금손실한계선(녹인)을 터치한 상품은 총 2915억원(18일 기준)에 달했다.
LG화학은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석유화학부문이 2023년 이후 적자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이익기여도가 매우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의 우량신용등급(AA+) 유지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월 LG화학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상호관세 발표는 석유화학업종에 악재가 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주가가 온전히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ELS는 만기 시점에 기초자산이 최초 기준가격의 60~70%를 회복하면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수 있다.
LG화학 주가는 지난 2024년 1월 초에만 해도 49만5000원(종가 기준)이었으나 이달 18일 기준 22만500원(종가)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종가 기준 20만50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원금손실 공포에 떠는 것은 LG화학 기초 ELS 투자자뿐 아니다.
kis-net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계 ELS에서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상품 잔액은 18일 기준 8개 종목으로 총 46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작년 11월 대비 1개 종목(7억원)이 더 늘었다.
현대차 기초 ELS 중에서는 40억원어치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6월 29만8000원(종가 기준)까지 갔었으나 이달 11일 17만7700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 기초 ELS 중에서는 72억원어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지난해 5월 40만원대를 오갔으나 이달 9일 25만50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종목들이 힘을 못쓰면서 코스피200 지수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코스피200 기초 ELS 중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품은 635억원 상당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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