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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년 만에 거행된 '환안제'…종묘로 돌아간 조선의 왕들

뉴시스

입력 2025.04.20 17:31

수정 2025.04.20 17:31

2021년 종묘 수리로 창덕궁 임시 봉안 환안제에 시민 등 1100명 참가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궁에 모셔놓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신주들이 가마를 타고 155년만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종묘 정전 환안제' 가 재현되어 환안 행렬이 출발해 종묘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일 5년간 대규모 수리를 마친 종묘 정전을 공개한다"며 "창덕궁에 임시로 모셨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들을 본래의 자리로 다시 모시는 '종묘 정전 환안제 및 준공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5.04.2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궁에 모셔놓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신주들이 가마를 타고 155년만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종묘 정전 환안제' 가 재현되어 환안 행렬이 출발해 종묘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일 5년간 대규모 수리를 마친 종묘 정전을 공개한다"며 "창덕궁에 임시로 모셨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들을 본래의 자리로 다시 모시는 '종묘 정전 환안제 및 준공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5.04.2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정예빈 수습 기자 = 창덕궁에 임시로 모셨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들이 5년 만에 종묘로 돌아갔다.

20일 오후 2시 창덕궁 금호문 앞에서 시작된 환안제에서 황금빛 의상을 입은 취타대가 태평소, 나각, 운라, 용고 등을 연주하며 월대를 지나 종묘로 향하는 환안 행렬을 알렸다.

환안 행렬은 '태조고황제'를 선두로 ▲태종대왕·세종대왕·세조대왕 ▲성종대왕·중종대왕 ▲선조대왕·인조대왕·효종대왕 ▲현종대왕·숙종대왕 ▲영조대왕·정조선황제 ▲숙조숙황제·문조익황제 ▲헌종성황제·철종장황제 ▲고종태황제·순종효황제의 신주를 모신 가마인 향용정, 신여, 신연이 창덕궁을 출발해 광화문 월대를 지나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종묘로 향했다.

이번 환안제에는 '종묘영녕전증수도감의궤'를 바탕으로 재현됐다. 고증자료를 참고해 제사에 사용하는 향로와 향합을 운반하는 가마인 '향용정'과 왕의 신주를 운반하는 가마인 '신여'(궁 안에서 이동 시 사용), '신연'(궁 밖에서 이동 시 사용)이 특별히 제작됐다.



의궤의 반차도를 토대로 구성된 이날 환안 행렬에는 말 7필, 취타대 100명 등 인원 900명과 신여 10대, 향용정 9대, 신연 9대가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월대 옆 잔디밭에서 풍물놀이, 줄타기, 탈춤, 사자춤 등이 펼쳐지는 전통 연희가 열리고 있다. 2025.04.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월대 옆 잔디밭에서 풍물놀이, 줄타기, 탈춤, 사자춤 등이 펼쳐지는 전통 연희가 열리고 있다. 2025.04.20. kmx1105@newsis.com

시민행렬단으로 모집된 200명도 광화문 월대 옆 잔디밭 근처에서 대기하다 환안 행렬이 광화문을 지날 때 대열에 합류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환안 행렬에 참여한 학부모는 "의미있는 행사인 것 같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오게 됐다"며 "이런 경험하기 쉽지 않은데 의미 깊은 행사에 시민으로 참여할 수 있어 뜻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내가 일무(종묘나 문묘 제향 때에 여러 사람이 여러 줄로 벌여 서서 추는 춤) 전수자라고 밝힌 한 40대 부부는 "종묘 제례할 때마다 항상 오는데 시민 행렬 행사에는 뽑힌 적이 없었다"며 "시민행렬단으로 선발되어 매우 기뻤다"고 전했다.

호주에서 온 제임스 그리마는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옷'이다"라며 "이렇게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신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행렬이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월대 옆 잔디밭에서는 줄타기, 사물놀이, 사자춤 등 다양한 전통 연희 공연이 함께 열렸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종묘정전 신주 환안 행렬이 이동하고 있다. 신주 귀환을 기념하는 '종묘 정전 환안제'에서는 창덕궁 금호문에서 광화문과 세종대로를 거쳐 종묘까지 3.5km 구간을 신주를 모신 가마가 이동하는 환안 행렬에 이어, 전통 절차에 따라 신주를 봉안하는 고유제를 봉행할 예정이다. 2025.04.2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종묘정전 신주 환안 행렬이 이동하고 있다. 신주 귀환을 기념하는 '종묘 정전 환안제'에서는 창덕궁 금호문에서 광화문과 세종대로를 거쳐 종묘까지 3.5km 구간을 신주를 모신 가마가 이동하는 환안 행렬에 이어, 전통 절차에 따라 신주를 봉안하는 고유제를 봉행할 예정이다. 2025.04.20. myjs@newsis.com
1870년 후 155년 만에 재현된 이날 환안제에 사전에 모집한 200명 시민들을 비롯해 총 11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거리 행렬이 이어졌다.

창덕궁에서 광화문과 세종대로, 종로를 거쳐 종묘까지 약 3.5㎞ 구간에서 대규모 환안 행렬이 펼쳐지며 2개 차선이 통제됐다.

국가유산청이 이날 5년간의 대규모 수리를 마친 종묘 정전을 공개하는 고유제와 준공기념식도 개최한다.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600년이 넘도록 왕실의 제례가 이어져 온 종묘 정전은 기와 탈락, 목재의 노후화, 구조적 균열 등의 노후화 문제가 지속 확인되며 2020년부터 5년간 수리됐다.
이번 수리는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수리였다. 수리를 위해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들은 2021년 창덕궁 선원전에 임시 봉안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환안제를 통해 수리를 마치고 돌아온 종묘 정전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며 "600년을 이어온 제례 전통이 다시 재현되는 오늘이,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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