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기차 전용 vs 내연기관 겸용…타이어업계 '셈법' 분주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1 17:17

수정 2025.04.21 17:17

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전기차,내연기관 겸용 전략'
전기차 캐즘 및 범용성 높여 비용 효율화
한국타이어는 'EV전용' 공격적 전략 "미래시장 선점"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 프리미엄'과 '이노뷔 윈터'.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 프리미엄'과 '이노뷔 윈터'.금호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 에보 AS SUV'.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 에보 AS SUV'. 한국타이어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전용'을 내걸며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섰던 타이어 업계 전략이 제각각 갈리는 모양새다. 한정된 개발 자원으로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 등에 대한 고민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선보인 자사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올해부터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까지 대응하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15일 경기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지난해 한국 시장 친환경 판매량의 증가분 대부분이 하이브리드차"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이달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며 선보인 '엑스타(ECSTA)' 시리즈 역시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에도 적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넥센타이어 역시 전기차와 내연기관을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타이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신 타이어 성능 강화에 집중해 합리적인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타이어 업계가 '전용' 대신 '겸용'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배경에는 개별 라인업 다각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에만 공급하는 것보단, 하나의 라인업으로 모든 차량에 공급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비용 등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는 "전기차 타이어는 고출력, 고중량, 저소음을 실현해야 하는 난도 높은 분야로 당연히 내연기관차에도 탑재할 수 있다"며 "전기차 수요 정체 상황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타이어를 선보이는 것은 기업으로선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통상 타이어 시장의 수요는 완성차 시장과 직결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완성차 278만2639대 중 전기차는 25만4482대(9.1%)에 그쳤다.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26.6%가 줄어든 수치다.

다만 최초로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iON)'을 선보인 한국타이어의 생각은 다르다. 선제적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경쟁사들이 산적해 있는 내연기관 타이어 시장보단, 당장 파이가 적더라도 미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아이온의 포트폴리오를 190여개 규격으로 확대, 대부분의 전기차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6·아이오닉 9, 기아 EV3 EV9, 테슬라 모델Y, 포르쉐 타이칸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 아이온이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타이어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한국타이어는 먼저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향후 자동차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전기차 전용 타이어 기술 보유 여부에 따른 격차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