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미국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주가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잡음에도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다 미·중 관세 전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 영향이다.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9.73% 상승했다. 특히 지난 5거래일 동안 5.92% 올랐다. 나스닥 종합지수가 올 들어 15.53%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성적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매출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1분기 매출은 105억4300만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예상치(105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6.61달러로 예상치(5.71달러)를 앞질렀다.
증권가에서는 미디어 업종이 경기 침체 우려나 관세 불확실성에도 방어력을 갖고 있어 넷플릭스 실적 흐름도 당분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무역 정책 강화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지만 이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소비재 영역인 점과 광고 요금제 도입을 통해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짚었다.
특히 넷플릭스는 저가 모델인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실적 불확실성을 줄여가고 있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 대비 저가인 광고형 요금제 도입 이후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계층을 흡수함으로써 방어력을 더욱 강화한 구조로 전환 중"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북미 외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요금제 수요가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넷플릭스의 현재 시총은 4162달러 수준으로 나스닥 상장사 중 11위권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도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390억달러였던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인 78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와 브라질 등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입자 확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도 1분기에만 약 3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박윤철 연구원은 "이와 동시에 72억 달러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경기 악화에 대비한 방어력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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