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AI가 영화 제작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 인정 만으로도 큰 변화"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술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이 AI를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영화계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주최 측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는 21일(현지시간)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내년 시상식 운영 규정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사회의 새 규정에는 "영화 제작에 사용된 생성형 AI, 다른 디지털 도구들과 관련해 그 도구들은 (수상) 후보로 지명되는 기회를 돕지도, 방해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다만 이 내용엔 "아카데미와 각 분과는 수상작을 선정할 때 인간이 창의적 저작의 중심에 있는 범위를 고려해 그 성취도를 판단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이 같은 결정에 NYT는 AI가 영화 제작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아카데미에 큰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할리우드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지난 2월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브루탈리스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배우들의 헝가리 억양을 강조하기 위해 AI 기술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보로 오른 데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주연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이 영화가 3관왕을 차지했다.
다른 아카데미 후보작인 '에밀리아 페레즈'와 '듄: 파트2'도 AI 기술을 일부 사용했지만, 각각 여우조연상·주제가상과 음향상·시각효과상을 받았다.
다만 NYT는 AI를 둘러싸고 영화계에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데미 무어의 사례를 제시했다.
영화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오스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데미 무어는 AI앱을 사용해 자신의 반려견을 사람으로 바꾼 사진을 올라인에 올렸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사진을 삭제한 뒤 "이 사진을 공유하는 게 우리 세계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에게 무례한 일이 될 줄 몰랐다"는 사과의 글을 적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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