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기업, 임박한 관세 부작용에 대비 서둘러...공식 항의도 진행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3 15:10

수정 2025.04.23 15:10

美 기업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경기 전망 하향
불확실성 증폭으로 GDP 성장률 전망치도 떨어져
카드 및 금융사들은 충당금 쌓고 위험 회피 서둘러
美 자동차 업계 6개 단체, 트럼프 정부에 공식 항의
"25% 자동차 부품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중개인 책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놓여 있다.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중개인 책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놓여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전쟁에 휩쓸린 미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고 현금 비축 및 위험 요소 제거 등 대비책을 마련에 나섰다. 기업들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세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로 美 경기 전망 어두워져
야후파이낸스 등 현지 매체들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은행을 인용해 미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나빠졌다고 전했다. BofA는 기업들의 올해 1·4분기 실적발표를 종합한 결과 거시 경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 대비 긍정적인 언급 비율이 평균을 밑돌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치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 공격으로 인해 2월 고점 대비 15% 가까이 떨어졌으며 향후 전망도 어둡다. 미국 자산운용사 로이트홀드 그룹의 수석 전략가를 지냈던 짐 폴슨은 "거의 모든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면서 "기업 환경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S&P 500지수 기업 중 27%는 올해 들어 2025년 실적 전망을 낮췄으며, 전망을 상향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9%p 내려간 수치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케일라 시더 거시 자산전략가는 "지금 기업들은 모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미래 실적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는 관세 협상이 보다 구체화될 때까지 양방향 위험이 계속되고 변동성도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전자제품 상점에서 고객이 물품을 구경하고 있다.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전자제품 상점에서 고객이 물품을 구경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카드 및 금융사는 현금 쌓고 위험 줄여
경기 전망이 어둡다 보니 불경기에 민감한 카드 및 금융 기업들은 이미 대비를 시작했다. 2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금융사들의 최신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미 카드 및 대출 고객들의 연체율이 상승하여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WSJ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의 경우 미래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금융사들이 올해 1·4분기에 미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소비 덕분이 좋은 실적을 냈지만, 트럼프가 본격적인 '상호관세'를 도입한 이달부터 사정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금융 분석가들과 통화에서 "지금은 미래에 집중하고 있는데, 미래는 명백하게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금융 서비스 기업인 싱크로니 파이낸셜은 악성 대출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신용 점수가 낮은 고위험 대출자들을 피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1·4분기 대출 계좌 수가 3% 줄었고 대출 규모는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US뱅코프 은행은 경기 침체에도 견딜 수 있는 부유한 고객층 확보에 주력한다고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서 신차들이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서 신차들이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EPA연합뉴스

美 6개 자동차 단체, 관세 취소 요구
일부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불안이 점점 커지면서 트럼프를 상대로 관세 취소를 요구했다.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과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등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6개 단체들은 22일 공동으로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다음달 3일 시행 예정인 25%의 자동차 부품 관세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25% 추가 관세를 선언했다. 수입 완성차 관세는 지난 3일부터 시행되었다.

6개 단체는 서한에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비자 자동차 가격 상승 및 딜러십 판매 감소와 차량 유지·수리비를 더욱 인상하고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등의 도미노 효과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14일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관세 면제 혹은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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