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소식에 고요한 평화 봐…교황, 슬픔 원치 않았다"
"성직자부 장관으로 보좌하며 본 교황 발자취 본받을것"
이탈리아 최대일간지, 유력 교황 후보로 유 추기경 지목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2022.08.27.](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3/202504231140296253_l.jpg)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한 분이었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지난 21일(현지시간)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같이 회고했다.
유 추기경은 23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대한민국의 분단현실을 특별히 안타까워하시며 형제와 가족이 갈라진 이 크나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수 있다면 당신께서 북에도 갈 의향이 있다 하셨을 만큼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교황님의 기도 가운데 한국에 관한 기도에는 남과 북이 모두 포함된 기도였다"며 "화해와 평화가 있는 곳에 하느님의 선이 있다고 믿으셨던 교황님의 '선을 행하는 일에 지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 오래 우리 안에 살아있기를 기도하자"고 했다.
또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그 순간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분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 이 지상에서 부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그분의 죽음에서 희망과 부활을 보았으며, 우리 자신이 또 다른 부활의 모습으로 이웃과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종 소식을 접하며 슬픔과 고통, 외로움보다는 고요한 평화를 본다"며 "그분은 슬퍼하기보다 우리가 평화롭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당시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그는 장관으로 임명돼 대주교로 승품됐다. 교황청 장관에 한국인이 임명된 건 한국 천주교 회 역사상 처음이다.
그는 이를 언급하며 "사제의 쇄신 없이 교회의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교황님을 가까이 보좌하면서 그분이 바라는 교회와 성직자의 모습을 깊이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늘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고 눈높이에 맞춰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으셨던 교황님의 발자취를 본받으려 한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교황은 80세 미만인 추기경이 피선거권을 갖는데 유 추기경은 74세다.
매체는 콘클라베(교황선출을 위한 비밀회의)를 앞두고 총 12명의 차기 교황 유력 후보를 선정했는데, 아시아 출신 중 유 추기경과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을 지목했다.
유 추기경에 대해 "남북을 대화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이라고 소개했다.
유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6세에 세례를 받았고 서울 가톨릭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1976년 로마로 이주해 1979년 사제품을 받고 1983년 라테란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주교회 평화위원장을 역임해 북한을 네차례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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