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하이닉스, '낸드의 배신'…왜 이렇게 안 팔릴까?

뉴시스

입력 2025.04.24 10:09

수정 2025.04.24 10:09

1분기 '깔딱고개' 못 피해…역대급 실적 '옥의 티' 흑자 기조 유지…'관세 불확실성' 2분기 출하 개선 "AI향 투자 지속…기업용 SSD 수요 전망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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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심한 부진을 겪으며 위태로운 모습을 이어갔다.

낸드플래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으로는 출하량이 큰 폭 늘어나며 실적이 나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증가'는 하반기 수요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발표회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5% 이상 줄고, 평균판매가격(ASP)도 2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3조1750억원 수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4조3505억원)과 전 분기(4조7441억원) 대비 큰 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을 필두로 한 고부가 D램 제품군은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이 역대급 실적에 '옥의 티'가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설명회를 통해 "가격 하락과 판매량 감소에도 흑자 기조는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업황은 올해 1분기 고객사의 높은 재고 상황에 따른 주문 감소로 인해 부진을 겪었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5개 이상의 주요 업체들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공급 과잉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YMTC 등 중국 업체의 시장 경쟁으로 범용 제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예고에 일부 선구매 움직임도 있었지만, 업황 반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는 업계에 감산 영향으로 현물 시장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기도 했으나 D램에 비해서는 수요 개선 강도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 전반에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저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올 한해 업황 개선 역시 감산 효과에 달렸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도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번 2분기(4~6월)에는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20% 이상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발 관세 영향으로, 일부 고객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주문을 앞당기려는 '풀인(pull-in)'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를 앞당긴 것인 만큼, 하반기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관세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고 고객들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낮기 때문에 풀인 수요가 하반기 재고 조정을 우려할 만큼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현물 시장의) 낸드 가격 회복 흐름이 공급사 감산 기조와 낸드 고용량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며 "세트(완제품) 수요 회복세는 최근 매크로(거시)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AI향 투자가 지속되는 만큼) 기업용 SSD 고용량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낸드 수요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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