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 '실질적 변형' 고려한 원산지 진단 필요
원재료 명칭·성질·용도 달라져야 한국산으로 인정
"원산지 관리의 전문성, 무역규제 속 경쟁력 핵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각종 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2025.04.03. bjk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6/202504260901242294_l.jpg)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미 간 2+2 통상협의가 마무리됐지만, 농식품 분야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오는 7월 발표할 패키지 관세정책을 앞두고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K-푸드 업계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는 상호관세 부과는 수출국의 원산지 기준이 아닌 미국 세관의 '실질적 변형' 기준에 따라 적용되기에 이를 염두에 둔 절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 농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15억8870만 달러로 전년보다 21% 늘었다.
미국은 K-푸드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향후 미국발 관세 정책 변화가 국내 농식품 기업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K-푸드 원재료로 국내산뿐 아니라 중국산·미국산 등이 들어가게 되면 이에 대한 원산지 판정을 주의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김석오 중소기업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 이사장은 전날 '2025년 농식품 수출기업 실전전략 세미나'에서 "미국의 고율 관세 면제를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요건 충족뿐 아니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실질적 변형 기준'도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ICTC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美 상호관세 대응 K-Food+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식품 수출기업 참석자들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4.08. hwang@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6/202504260901276638_l.jpg)
이는 단순 혼합, 해동, 건조 등의 공정만으로는 '한국산' 인정이 어려워 고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현재 모든 나라에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고, 나라별 상호관세로 한국 25%, 일본 24% 등인데 90일 유예 중이다. 중국에는 보복관세 등이 더해져 총 181%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즉, 관세를 고려해도 K-푸드의 수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만큼 관세율이 높은 국가의 원재료를 사용했을 때 원산지 진단에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실질변형이란 단순히 혼합, 절단, 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명칭, 성질, 용도가 모두 달라져야 인정된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제조 공정표, 원재료 성분표, 원산지 확인서 등 방대한 자료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고춧가루로 국내에서 김치를 제조해 미국에 수출할 경우, 고춧가루가 '실질적으로 변형'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최고 18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생산된 배 주스라도 원재료인 배를 중국에서 수입했다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고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재료에 많이 의존하는 기업들은 특히 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원산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FTA 원산지 기준과 미국 세관의 실질변형 기준에 대한 이중검토 ▲미국산 원재료 일정 비율 이상 활용 시 관세 공제 제도 활용 ▲미국 내 외국자유무역지대(FTZ) 활용으로 관세 유예 ▲관세 환급 제도(드로백) 병행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미국 세관은 최근 비관세장벽 중 하나로 강제노동 이슈를 들고 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료를 수입해서 가공한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미국 세관이 공급망 전반에 대한 추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원재료 생산지, 재배이력, 가공과정까지 문서화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끝으로 "무역 규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시대에는 원산지 관리의 전문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중관세의 위기는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여행객이 K-푸드 관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03.05. jhope@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6/202504260901325328_l.jpg)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