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지난해 '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하며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를 '반토막' 낸 모건스탠리가 이번에는 미국발(發) 관세 우려를 '빙산'에 빗대며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리 - 빙산이 다가온다(Memory - The Iceberg Looms)'라는 서한을 통해 "메모리에 대한 관세 영향은 '빙산'과 같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수면 아래에 있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관세에 따른 위험은 계속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올 1분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 측 전망과 대비된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7.8% 급증하면서 삼성전자(005930)를 넘어선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조치에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일부 국가 간 상호관세 조치가 유예됐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현시점에선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SK하이닉스와 협의 중이던 메모리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부문에서 여전히 삼성전자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HBM은 칩 패키징 용량 성장 둔화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삼성이 여전히 '톱 픽(Top Pick)'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거시적인 성장 둔화를 더 잘 견딜 수 있고, HBM을 통한 미래 성장 옵션이 있어서 매일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및 HBM 시장 전망에 우려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무려 54% 낮춘 바 있다. 투자의견도 '비율 확대'에서 '비율 축소'로 한 번에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당시 SK하이닉스 주가도 큰 폭으로 흔들렸다.
이후 모건스탠리는 올해 3월 반도체 업황이 장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5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크게 상향했다.
다만 3월에도 SK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투자 의견으로 삼성전자는 비중 확대(OW)를, SK하이닉스는 비중 유지(EW)를 제시하면서다. 이와 관련해서는 “고통 없이는 이익도 없다”는 논리를 들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