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김홍국 회장의 '아픈손' 더미식..손실 늘고 빚만 키웠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8 17:57

수정 2025.04.28 18:16

하림산업이 출시한 '더미식 오징어라면'. 뉴시스
하림산업이 출시한 '더미식 오징어라면'. 뉴시스

하림산업 매출, 영업이익, 부채 현황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매출 43억원 217억원 461억원 705억원 802억원
영업이익 △294억원 △589억원 △868억원 △1096억원 △1276억원
부채총계 2502억원 3140억원 4775억원 5480억원 7257억원

[파이낸셜뉴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선보인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이 출범 이후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며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5년간 매출은 2000억원대에 그친 반면, 누적 적자가 4000억원을 넘으면서 하림그룹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더미식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장인라면과 즉석밥은 지난 2020년 출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국내 시장에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편의점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봉지라면은 지난해 말과 올해 1·4분기 모두 매출 순위 20위권 밖으로 나타났다. 즉석밥도 주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경쟁사에 밀려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라면 점유율(소매 기준)은 지난해 기준 1%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농심 56%, 오뚜기 23%, 삼양식품 11%, 팔도 9%로 '빅4'의 점유율이 9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즉석밥 점유율도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95%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인라면의 경우 원물을 사용해 우려낸 스프 등 프리미엄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 기준 장인라면 1개 가격은 2200원으로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대비 2배 가량 비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이나 즉석밥의 경우 100~200원에 민감한 필수식품인데 가격보다 품질을 강조한 프리미엄 전략 자체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라면과 즉석밥의 계속된 부진으로 하림산업은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해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매년 커지고 있다.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6억원의 적자를 봤다.

그나마 매출은 소폭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이 5년 연속 매출을 웃도는 실정이다. 매출은 2020년 43억원, 2021년 217억원, 2022년 461억원, 2023년 705억원, 2024년 802억원으로 5년간 2228억원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 적자(412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채규모는 2502억원에서 7257억원으로 약 3배 가량 증가해 재무건전성도 악화를 거듭하고 있다.
적자 지속에 하림산업은 관계사인 NS홈쇼핑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280억원을 빌렸다. 또 모회사인 하림지주로부터 수 백억원의 유상증자도 받았지만 재무구조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미식의 부진 속에 하림산업의 매출 성장세도 급격히 꺾이고 있다"며 "현재 1000억원도 넘지 못하는 추세를 보면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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