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건전성 관리 빨간불
빚 못 갚는 기업 늘어나는 추세
연체율 2017년 이후 가장 높아
부실채권 12조 넘어 '역대 최대'
빚 못 갚는 기업 늘어나는 추세
연체율 2017년 이후 가장 높아
부실채권 12조 넘어 '역대 최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1·4분기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기록을 냈지만 향후 실적을 바라보는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건전성 관리에도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기업 연체율 등이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1·4분기 순이익 합계는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분기(4조2215억원)보다 16.80% 증가했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경기 침체 등에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4대 금융의 1·4분기 비이자이익은 3조2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2983억원)보다 1.40% 줄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조25억원에서 올해 9393억원으로 6.30%, 하나금융은 7126억원에서 6627억원으로 7.00% 각각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주식이나 채권을 통한 투자수익, 카드 등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등이다.
이미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금융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NIM은 4대 금융 모두 전년동기 대비 하락했다. KB금융의 NIM은 지난해 1·4분기 2.11%에서 올해 1·4분기 2.01%로 떨어졌고, 신한금융(2.0%→1.91%), 하나금융(1.77%→1.69%), 우리금융(1.74%→1.7%)도 낮아졌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NIM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없다"며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손실흡수능력)이 최근 1~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 전체적으로 신용 사이클이 안 좋아지고 있고,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KB국민은행의 1·4분기 연체율은 0.35%로 지난해 같은 기간(0.25%)보다 0.10%p 높아졌다. 특히 기업대출(0.40%) 연체율은 2017년 1·4분기(0.51%)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32%에서 0.34%로, 하나은행도 0.29%에서 0.32%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는 부실채권의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올해 1·4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NPL은 12조61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0%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지주들은 건전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CET1 관리를 통해 올해 더욱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하반기에도 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CFO)은 "전례 없는 환경 하에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CET1 13.1% 이상을 목표로 관리하고, 올해 주주환원율을 42%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천상영 CFO는 "올해 최대 과제는 건전성 관리다. 타이트한 관리를 하면서 필요한 곳에 충분한 자금 공급을 통해 CET1 관리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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