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아버지뻘 고참에게 소주병으로 폭행당해 중상을 입은 뒤 강제 퇴사 처리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2023년 6월 전역 후 삼성 반도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해 왔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용접·배관 작업을 보조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건은 지난 3월 5일 팀장이 주관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40대 직원과 가볍게 말다툼을 한 뒤 흡연하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는데, 갑자기 50대 선임 직원 B 씨가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 것이다. B 씨는 깨진 병으로 목과 얼굴 등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귀, 턱, 목 부위에 깊은 상처를 입은 A씨는 전치 3주의 진단과 무려 45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흉터 치료에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버릇이 없어서 그랬다" "술 마셨기 때문에 잘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현재 B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A씨는 형사 재판 이후 민사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폭행 사건 이후 A 씨에겐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회사에 산업재해 및 병가 처리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는 것.. 회사 측은 회식이 공식적인 업무가 아닌 "사적인 모임이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회사는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여러 차례 강요했고, 이를 거부했음에도 곧바로 퇴사 처리가 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사건 발생 다음 날인 3월 6일 자로 '직장가입자 자격 상실' 처리가 된 사실을 확인했다. 퇴사를 권유할 당시 이미 퇴사 처리가 이뤄진 상태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해당 직원(A씨)은 치료를 위해 휴식을 원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고, 본인 요청에 따라 사직 처리 절차가 진행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A씨는 "사직서를 제출한 적도 없고, 퇴사를 원한다는 말을 한 적도 없다"며 "사건 발생 후 이틀 정도 지난 시점에 회사 측과 산재와 병가 여부를 논의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현재 A씨는 회사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낸 상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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