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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에 나왔다" "코로나 때도 아닌데"… SKT 유심칩 '오픈런'에 분통

서윤경 기자,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8 11:13

수정 2025.04.28 11:13

28일부터 SKT가입자 유심칩 무상 교체… 문 열기도 전에 대기
T월드 예약 시스템도 접속자 몰리면서 대기자 5만명까지 늘어
가입자 유심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입자 유심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에 있는 SK텔레콤 뱅뱅사거리점은 오픈 시간이 10시인데도 문 앞에 긴 줄이 만들어졌다. 대기 인원만 4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지난 25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CEO)가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진행한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이날부터 모든 SKT 고객에게 유심칩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오픈런'에 나선 사람들이었다.

이날 SKT 매장 곳곳은 유심칩 교체를 하려고 찾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매장 앞 가장 앞줄에 선 50대 여성은 "오전 7시 30분에 매장 앞에서 줄을 섰다"고 했다.

바로 뒤 또 다른 여성은 "7시 50분에 이곳에 왔다"면서 "코로나 때 마스크 받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SK텔레콤 뱅뱅사거리점 매장 직원이 유심칩을 든 채 대기 중인 가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윤경 기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SK텔레콤 뱅뱅사거리점 매장 직원이 유심칩을 든 채 대기 중인 가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윤경 기자

오픈런을 감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모두가 "불안해서"라는 같은 답을 내놨다.

지난 18일 해킹 사고로 SKT 일부 가입자의 유심 정보가 탈취된 사실이 알려졌다. 유심은 전화, 문자, 인터넷 사용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로 해킹될 경우 개인적인 정보 유출은 물론 금융 계좌의 해킹, 개인정보 도용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남성이 줄을 서고도 "유심칩을 꼭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금융 거래하는 거 다 털릴 수 있다", "복제된 폰으로 중요한 정보를 다 가져갈 수 있다"는 등의 말로 교체의 이유를 설명했다.

평일 낮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의 불만은 더 컸다.

20대 직장인인 여성은 "회사 근처에 있어 왔다. 직장인은 업무 도중 나오는 게 쉽지 않아 유심을 어떻게 교체하라는 건 지 알 수 없다"면서 "눈치 보여서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 오래 걸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30분의 시간이 지나고 매장 문을 열 시간이 다가오자 대기 인원은 어느새 100명을 훌쩍 넘어섰고 그 뒤로 대기자가 늘어났다.

문을 열고 나온 매장 직원이 "오늘 제공된 유심칩은 100개"라며 "T월드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예약을 할 수 있다"고 공지하며 대기줄을 정리했다.

T월드 '유심 무료 교체 방문 예약하기' 시스템.
T월드 '유심 무료 교체 방문 예약하기' 시스템.

하지만 매장 직원의 안내가 무색하게 T월드 예약도 쉽지 않았다.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인천 백마장대리점 갈산직영점을 찾은 20대 여성은 "매장 문을 열기 5분 전에 왔는데 이미 100여명이 줄을 섰다. 해당 매장이 확보한 유심칩은 40개에 불과하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면서 "T월드 '유심 무료 교체 방문 예약하기' 시스템에 들어가서 신청하려고 하는데 대기자만 5만명이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르신들도 많았는데 그분들은 앱으로 '유심 무료 교체 방문 예약하기' 시스템이 있는지도 몰라서 내일 또 일찍 나와서 줄서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열린 T월드 예약 메뉴는 오전 10시 46분 현재도 인원이 몰리면서 대기 접속 중인 상태로 나왔다.

y27k@fnnews.com 서윤경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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