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도시소멸 위기 몰린 태백시, 개청 44년 만에 일자리 절벽

뉴시스

입력 2025.04.28 14:01

수정 2025.04.28 14:01

대체산업 유치 실패가 부른 태백의 참혹한 현실
태백시 삼수동 국도변에 설치된 태백교도소 신축안내 간판. 오는 2032년 개장 예정인 태백교도소는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시 삼수동 국도변에 설치된 태백교도소 신축안내 간판. 오는 2032년 개장 예정인 태백교도소는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가 대체산업 유치 실패로 도시 소멸 위기에 몰리고 있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태백시 인구는 3만7715명인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1만1879명(31.5%)으로, 전국 평균(20%)을 11.5%포인트나 웃도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의 붕괴다.

지난해 강원관광대학교 폐교,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폐광에 이어, 민간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멈춰섰다.

새로운 산업은 들어오지 않았고, 청년층은 도시를 떠났다.



현재 태백 시민들의 취업 현황은 도시의 절박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공무원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시민은 약 5700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5% 수준에 불과하다.

공공기관 종사자 약 2060명(시청, 경찰서, 소방서, 교육청 등), 공공지사 근무자 500여 명(근로복지공단, 광해광업공단, 한국전력 등), 강원랜드 및 협력업체 종사자 1000여 명이 그나마 주요 일자리다.

그러나 이마저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태백시가 2008년 4,400억원을 투자해 개장한 오투리조트는 애물단지로 추락했다가 부영그룹에 매각되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시가 2008년 4,400억원을 투자해 개장한 오투리조트는 애물단지로 추락했다가 부영그룹에 매각되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랜드 관련 일자리는 수년 새 200여 명 감소했으며, 생활권을 공유하는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 역시 조업중단 여파로 태백시민 근로자가 450명에서 2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태백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3개 농공단지(철암·장성·동점)의 고용 규모는 고작 576명.중소기업, 병의원, 금융권 종사자까지 합해도 620명 수준이다.

도소매·서비스업 종사자 3000명을 포함해도 지역 전체 고용 기반은 턱없이 빈약하다.

태백시는 오투리조트(4400억 원), 365세이프타운(2100억 원), 통리탄탄파크·오로라파크(260억 원)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개발사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활성화에 실패해 '예산만 삼킨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중앙정부의 폐광대책비 5,000억 원 이상이 도로 개설 등 사회간접자본에 집중되면서 일자리가 아닌 인구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민간 산업 기반은 사실상 붕괴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현황에 따르면 태백시의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업종 비중은 58%로 전국 최고다.

이는 같은 폐광지역인 전남 화순군(47.3%)은 물론, 수도권 과천시(53.7%)보다도 높은 수치다.

정책은 실종됐고, 도시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산업부지 조성에 수백억을 쏟아붓고도 일자리 창출은 미미했으며, 청년층은 태백을 떠났다.

공기업 의존은 심화되고, 지역경제 자생력은 급속히 약화됐다.

지난 2024년 6월 폐광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구. 폐광은 오래 전부터 예고됐지만 대체산업 유치가 지지부진하면서 일자리 절벽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24년 6월 폐광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구. 폐광은 오래 전부터 예고됐지만 대체산업 유치가 지지부진하면서 일자리 절벽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시의원 A씨는 "장성광업소 폐광 이후 대체산업 유치가 시급한 상황인데도 시정은 산후조리원 방문, 도로 도색 같은 이벤트성 활동에 머무르고 있다"며"태백은 사실상 몰락을 시작했다"고 직격했다.

이에 태백시 관계자는 “5138억원 규모의 태백 URL 유치와 청정메탄올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한 4001억원 규모의 경제진흥 사업계획이 예타 통과를 앞두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81년 7월1일 삼척군 황지읍과 장성읍을 합쳐 인구 11만4095명의 '광도' 태백시로 개청한 태백시는 44년 만에 3만7715명으로 67%의 인구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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