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韓 1인당 GDP 3만5880달러 추정
대만에 추월...4만달러 돌파도 2년 늦춰져
관세·환율 이중고에 성장률 전망치 악화일로
대만에 추월...4만달러 돌파도 2년 늦춰져
관세·환율 이중고에 성장률 전망치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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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46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3만4822달러)보다도 낮은 수치다. 내년 한국의 1인당 GDP도 3만5880달러로 제시하며 지난해 10월 전망치(3만9321달러)와 비교할 때 반 년 만에 8.8%(3441달러)나 낮췄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26년부터 대만에 역전될 전망이다. IMF는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0월보다 낮아졌지만 각각 1.4%, 1.5% 감소했으나 한국보다는 조정폭이 현저히 작다.
중장기 전망 시나리오도 악화됐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대만이 3만8076달러, 3만9452달러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대만에 1인당 GDP를 앞서는 건 올해가 유일하다.
이같은 1인당 GDP 역전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맞물린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내년 1.4%, 2027년 2.1% 등으로 회복되다가 2028년 2.1%, 2029년 1.9%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만은 내년 2.5%, 2027년 2.4%, 2028년 2.3%, 2029년 2.2%로 점차 하락하더라도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이 IMF가 국내 경제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배경에는 고환율과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전쟁이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관세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전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2.8%로 하향조정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률을 2.0%에서 1.0%로 반토막 내면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낮췄다.
이에 더해 정국 혼란에 따른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도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은 앞서 23일(현지시간)은 한국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을 두고 "관세 조치 영향뿐 아니라 지난해 말 이후 국내(한국) 정치 상황 변화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하방 압력에 우리나라 1인당 GDP 4만달러 달성 시점도 2029년(4만341)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IMF는 2027년(4만1031달러)에 한국 1인당 GDP가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으나 2년이나 후퇴했다. 또 지난해 전망에서는 2029년에 4만4347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6개월 만에 전망치가 약 10%가량 줄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대만에 1인당 GDP를 추월 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대선이 끝나고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어 내수가 활성화되거나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있어야 전망이 바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의 경우도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돼 0.1%p 상방요인이 생기더라도 연간 0.9% 수준으로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연간 경제성장률이 1%를 넘기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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