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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기다렸는데, 유심 100개 뿐이라니..."[SKT 유심 교체 첫날 르포]

구자윤 기자,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8 15:48

수정 2025.04.28 15:49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혼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혼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10시 서울 SKT 대리점 곳곳에는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인파는 계속 늘었지만 대리점 마다 유심 재고가 많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전 7시부터 대리점에 '오픈 런'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 앞에는 이른 아침인 8시께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다 여러 겹으로 접혔다.

사람들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맨 앞에 선 70대 유모씨는 “늦게 오면 혹시나 못 받을까봐 아침 7시 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으면 내 정보가 털릴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30년 SKT 장기고객이라는 50대 최모씨는 “자칫하면 인터넷 뱅킹으로 전 재산이 털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코로나 때 마스크 받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다니, SKT가 기존 고객을 우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받으려는 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원형 모양으로 줄을 선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받으려는 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원형 모양으로 줄을 선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SKT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아침 일찍 줄을 선 이들조차 불안감에 일단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서 유심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졌다.

오전 10시. 대리점 직원이 매장 문을 열었지만 소란이 이어졌다. 대리점 직원은 유심 교체 예약 사이트 안내 QR 코드를 보이면서 “예약 사이트가 먹통이 돼서 저희도 예약 여부를 조회할 수 없다”며 “일단 계속 대기할 수 없는 분들은 예약 사이트 QR 코드를 찍어달라”고 외쳐댔다.

이에 “직장인들이 계속 줄 설 수 없지 않냐”,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다”, “줄 똑바로 서라”, “정확히 안내해달라” 등의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 간 실랑이가 붙기도 했다.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직원이 유심 교체 예약사이트 QR 코드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직원이 유심 교체 예약사이트 QR 코드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이 대리점에 준비된 유심 초도 물량은 100개. 이에 한 대리점 직원이 줄 선 고객들에게 “여기서부터는 더 받으실 수 없다”고 안내하자 “이렇게 왔는데 이러는 게 어딨냐”는 반발이 빗발쳤다.

"내일 교체하게 번호표라도 달라"
서울 종로 일대 SKT 대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T월드 홍릉대리점 앞은 아침 일찍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 대기줄을 형성했다. 이날 준비된 유심 50개는 대리점이 문을 연 직후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에 일부 고객들은 “유심이 50개 밖에 없으면 미리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내일 교체할 수 있게 번호표를 미리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리점 직원은 "5월 3일이나 돼야 유심이 새로 입고된다"며 "수량이 얼마나 들어올 지는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T월드 PS&M 종로센터도 유심 물량 100개가 순식간에 빠져나가 매장을 뒤늦게 찾은 사람들은 허무하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서울 종로 일대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사진=장민권 기자
서울 종로 일대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사진=장민권 기자

SK텔레콤은 온라인으로도 유심 교체 예약 신청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사이트에도 예약자가 몰리면서 한때 대기 인원이 53만명 가까이 생기는 등 접속 장애를 빚었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고 다음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지만, SK텔레콤 가입자(2300만명)와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187만명)를 합해 교체 대상자가 모두 2500만명에 달해 물량 부족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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